尹-기시다, 셔틀외교로 밀착…日, 징용 사과 대신 '개인적 위로'

정지형 기자 나연준 기자 최동현 기자 2023. 5. 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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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셔틀외교 복원…한미일 삼각공조 연결고리
과거사 발언 내놨지만 국내 반발 잠재울지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나연준 최동현 기자 = 한일 정상이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복원하면서 양국 간 협력 강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보상 문제에 관한 해법 마련에서 시작된 한일관계 정상화 시도가 셔틀외교 재개로 이어지면서 한일관계가 새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일본 총리가 과거사 발언을 내놓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기대한 사과와 반성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한계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로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52일 만이다.

일본 총리가 양자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 방일에 기시다 총리가 답방하면서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되살아난 것이다.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 복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본격화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서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마친 후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두 달 만에 양국이 셔틀외교를 다시 시작할 정도로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한일 간 협력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 측면에서는 한일 모두 북한 핵무기 고도화 위협과 중국의 대외 팽창 정책에 직면하고 있으며, 경제 측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공통된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선 한일관계 정상화를 연결고리로 한 한미일 삼각공조 강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외교안보·경제안보·경제 분야 협력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미래세대와 인적 교류 등에서도 양국 간 협력 정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북핵 위협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으로 만든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우선 한미 양자 간 선언인 워싱턴 선언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일본도 미일관계에서 준비가 될 경우 한미일이 협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NCG가 정착되고 활성화된 이후에 한미일 간에 확장억제를 추가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막 만든 NCG를 3자나 4자로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한미일 3자 간에 확장억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적이 없지만 향후 삼각공조가 더 발전할 경우 핵자산 운용에도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다만 셔틀외교 복원과 별개로 양국 정상이 강제동원 문제 해법을 향한 국내 비판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강제동원 피해자를 향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지난 3월 정상회담 당시 발언보다는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통절한 사과와 반성' 같은 직접적 표현은 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 뒤 해당 발언을 내놓게 된 이유를 묻는 한국 취재진 질문에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게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이달 말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방문하기로 한 만큼 향후 과거사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양국 정상은 또한 한국 전문가 현장시찰단을 후쿠시마 제1원전에 파견해 오염수 안전성 문제를 살펴보기로 합의했다. 우선은 한국 국내 우려와 불안을 고려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 문제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정해진 게 없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전문가의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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