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끌고 간 인삼공사, ‘통합 챔프 드라마’ 쓰다
장한서 2023. 5. 8. 06:09
챔프 7차전 SK에 100-97 승리
14년 만에 ‘끝판대결’ 우승트로피
구단 역사상 네 번째 챔프전 정상
시리즈 맹활약 오세근 MVP 영예
김상식 감독, 온화한 리더십 빛나
양희종 종료 전 깁스 풀고 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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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종 종료 전 깁스 풀고 뛰기도
2022~2023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안양KGC인삼공사와 서울SK의 ‘끝판대결’ 7차전이 열린 7일 안양체육관. 4쿼터까지 91-9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피 튀기는 사투를 벌였다. 이번 시즌 최다인 5905명의 관중은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팀을 위해 소리쳤다. 경기 종료 1분25초 전 인삼공사가 98-97로 앞선 상황. SK 허일영의 3점 슛이 불발되면서 역전 기회를 놓쳤다. 이후 인삼공사 변준형의 슛이 빗나가자 ‘베테랑’ 오세근이 결정적인 리바운드에 이어 상대 파울을 이끌었다. 그는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인삼공사는 3점 차로 달아났다. 벼랑 끝에 몰린 SK는 김형빈이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 3점 슛을 쐈지만 림을 맞고 튕겨 나왔다. 경기 종료 3.4초 전에 사실상 우승팀이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인삼공사 벤치에선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영원한 ‘캡틴’ 양희종이 팔의 깁스를 풀고 코트를 밟았다. 어깨 부상으로 결장한 그의 마지막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챔피언” 인삼공사 김상식 감독(가운데)과 선수들이 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SK와 7차전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
마지막 승부에서 인삼공사가 SK를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인삼공사는 이날 SK와 챔프전 7차전에서 100-97로 승리하면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챔프전 7차전이 열린 건 2008~2009시즌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대결 이후 14년 만이다. 두 시즌 연속 인삼공사를 상대로 챔프전 우승에 도전했던 SK는 이날 37점을 기록한 김선형의 맹활약에도 아쉬움을 삼켰다.
리그에서 1위 자리를 단 한 차례도 놓치지 않으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위업을 이룬 인삼공사는 챔프전까지 정복하면서 ‘통합 챔피언’이 됐다. 구단 역사상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2016~2017시즌 이후 두 번째 통합 우승이다. 챔프전 승리는 울산 현대모비스(7회), KCC(5회)에 이어 단독 3위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까지 포함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됐다.
인삼공사가 이번 시즌 이런 ‘절대 강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적었다. 팀을 7년 넘게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과 리그 최고 슈터 전성현이 모두 떠나고, 국가대표 사령탑 출신인 김상식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지만 전력 손실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어느 팀보다도 막강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 최강자로 우뚝 섰다. 김 감독은 소통과 칭찬, 그리고 휴식을 곁들인 ‘온화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장악하면서 특유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농구’를 완성했다. 양희종과 오세근은 기둥이 돼 팀을 추슬렀다. ‘젊은 에이스’ 변준형은 사령관으로 자리 잡았고,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은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릴 먼로·렌즈 아반도·문성곤·박지훈 등 다른 선수들도 제 역할을 했다. 이들의 활약 속에 인삼공사는 세 개의 우승컵을 드는 저력을 보였다.
오세근은 이날 20점 13리바운드를 포함해 시리즈 내내 맹활약을 펼쳐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챔프전 7경기 평균 19.1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한 그는 기자단 투표 94표 중 71표를 얻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프전 MVP를 받은 오세근은 ‘레전드’ 양동근(현대모비스 코치)과 함께 최다 수상 기록을 썼다. 오세근은 “미친 듯이 기분이 좋다”며 “또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 기쁘다”고 웃었다. 부임 첫해에 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 우승까지 이룬 ‘명장’ 김 감독은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선수들한테 공을 돌리고 싶다. 팬들의 응원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완벽하게 장식한 양희종은 “열심히 뛰어준 동료들이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 울컥한 마음에 연장전에 눈물까지 터져버렸다”며 기뻐했다. 인삼공사 후배들은 수비를 잘하는 양희종을 위한 ‘라스트 디펜스’를 끝내 이뤄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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