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약세장은 속설일 뿐?…증권사들이 꼽은 톱픽은 어떤 종목

강봉진 기자(bong@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5. 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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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가능성 크지 않다는 의견 많아
반도체 하반기 주도업종 될 수 있어
[사진 = 연합뉴스]
‘5월에 주식을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

증시 격언 중 특정 월을 거론하며 매도를 권하는 경우는 ‘5월’이 유일하다. 국내외 증시에서 5월의 약세 흐름이 대체로 반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9년까지(유동성 장세인 2020~2022년 제외) 코스피와 코스닥의 5월 평균 등락률은 각 -0.8%, -0.3%로 부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셀인메이’라는 주식시장의 속설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5월 증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에게 투자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5월 국내 증시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5% 이상 하락하는 ‘셀인메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현재는 매크로 환경 개선과 실적 하향 속도의 둔화가 나타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3월 말까지 랠리를 보였고, 국내 증시는 4월 한차례 더 상승한데다가 코스닥의 올해 수익률은 전세계 1위 수준이니 5월 증시를 주의하라는 경고는 합리적일 수 있다”면서도 “경기·실적·물가·금리도 당장 크게 걱정할 것은 없어 보여 아직은 5월에 주식을 팔고 도망가야할 징후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5월 증시가 부진했을 때는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고 대형주 실적 쇼크가 발생하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지는 등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현재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 중소은행 사태,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증시에서 신용잔고가 급증하며 빚투(빚내서 투나)로 인한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가 금리 인상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인만큼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 같다”며 “5월 이후 미국 부채한도 상향, 유럽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차환 이슈 등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경계감을 완전히 풀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연준 긴축 종료 전망은 유효하나 침체 강도와 인플레이션 고착화 논란, 부채한도 협상 등이 변수가 될 수 있고 실적 측면에서는 1분기 실적 시즌 진행 이후 실적 저점 통과 기대감 형성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국발 변동성 유발요인들이 수시로 등장하며 5월 주가는 2400~2600내의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5월 증시에 대한 우려를 좋은 주식을 저점에 잡을 수 있는 투자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이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기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급격한 실물 경기의 침체가 아닌 정책 담당자와 금융시장의 소통이 문제라면, 조정은 또 다른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이 점쳐지는 요인 중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데, 이는 기업 펀더멘탈 측면의 문제가 아니므로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수 기업들은 확실한 이익 상승이 기대되는 탄탄한 기업들로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를 2분기말부터 주도 섹터가 될 수 있는 업종으로 공통적으로 꼽았다. 하나증권은 역사적으로 최근과 같은 경기 국면에서 반도체, 산업재 등 섹터가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이 글로벌 경기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국면에서 외국인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주가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 중 반도체, 산업재가 포함된다며 “(해당 섹터들은) 현재 주가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 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 2분기 현재 사상 최악 수준을 기록하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개선을 예고하고 있어 이같은 시각에 더욱 힘을 싣는다.

지난 1분기 주가가 급상승한 2차전지 섹터도 추천업종으로 언급됐다. 삼성증권은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하면서 “전방 유럽 전기차 수요 환경이 당초 우려에 비해 양호한 10% 가까운 성장이 확인됐다”며 “셀(완성 배터리) 업체 중에서는 낮은 밸류에이션과 새로운 폼팩터(제품 외형이나 크기, 물리적 배열) 양산 기대감이 있는 삼성SDI를 추천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2차전지 섹터의 경우 1분기 동안 소재 업체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경향이 있어 주도 섹터로서 매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호재를 선반영한 2차전지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종으로의 수급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수 증권사들은 네이버을 이익 성장성과 테마 모멘텀 측면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5월 포트폴리오 전략 초점으로 ‘돈을 잘 벌고, 재무건전성이 높으며, 정책적 뒷받침이 충분한 고퀄리티 핵심·대형 성장주 옥석가리기’를 추천하며 추천주식 10개 종목 중 하나로 네이버를 선정했다. NH투자증권도 “오픈AI가 챗GPT를 글로벌 주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 중이나, 한국은 고유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 중인 바 독자적인 AI플랫폼 등장이 가능하다”며 “네이버는 AI 플랫폼인 하이퍼클로바가 A타사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시도하기 때문에 한국 AI플랫폼의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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