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레전드의 쓸쓸한 퇴장, 왕관의 무게 이기지 못한 김상식 감독의 새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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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의 레전드는 쓸쓸하게 운명을 받아들였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 4일 자진사임하며 전북 현대와의 인연을 마감했다.
김 감독은 명백한 전북의 레전드다.
불명예스럽게 전주성을 떠나게 됐지만 김 감독이 전북의 레전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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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클럽의 레전드는 쓸쓸하게 운명을 받아들였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 4일 자진사임하며 전북 현대와의 인연을 마감했다. 이제 ‘전’ 감독이 됐다.
사임 배경에는 당연히 성적부진이 있다. 김 감독이 떠나기 전까지 올시즌 전북은 10경기서 3승1무6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며 강등권에 해당하는 10위에 자리했다.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 전북이지만 두 자릿수 경기를 치를 때까지 정상궤도로 올라가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고, 결국 김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기업의 반복된 만류 속에서도 김 감독은 그만두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고수했다.
김 감독 개인에게도, 전북에게도 ‘새드 엔딩’이다.
김 감독은 명백한 전북의 레전드다. 전북에 몸 담은 기간만 해도 14년에 달한다. 2009년 선수로 입단해 코치, 감독을 거치며 K리그1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이력을 자랑한다. 2009, 2011년엔 선수로 챔피언에 등극했고, 2014~2015, 2017, 그리고 2018~2020년에는 코치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감독으로 변신한 2021년에도 트로피에 입맞춤을 했다. 김 감독이 있는 동안 전북은 ‘왕좌’를 지켰다.
무엇보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팀을 지키며 전북이 정상에 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최강희 감독이 2018년 중국으로 떠날 때 김 감독도 동행 제안을 받았다. 전북에 남아 코치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보수를 보장받는 제안이었지만 김 감독은 홀로 남았다. 이동국을 비롯한 당시 선수들의 강한 만류 때문이었다.
그렇게 김 감독은 코치로 외국인 사령탑인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했다. 최강희 감독 스타일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낯선 지도자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는데 김 감독이 코치로서 후배이자 제자인 선수들을 독려하고 가교 역할을 하며 팀이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덕분에 전북은 울산 현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전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야 할 김 감독이지만 왕좌의 무게는 이겨내지 못했다. 첫 시즌엔 울산 현대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우승했으나 지난시즌 타이틀을 놓쳤고, 올해에는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성과,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아쉬웠다. 전북 스쿼드로 보여야 할 경기력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최근 K리그에는 트렌디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따라가는 지도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축구적인 면에서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견고하고 확실했던 것과 달리 의도와 활용 계획이 부족한 선수 영입이나 전술 구축, 위기 관리 등 다른 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 할 팬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 비판도 있었지만 선을 넘는 비난이나 행동이 나오기도 했다. 클럽의 레전드인 김 감독은 입장에선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화했다. 결국 양 측은 수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감정이 상한 채 평행선을 달렸고, 올해엔 응원 보이콧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파국에 도달하고 말았다.
불명예스럽게 전주성을 떠나게 됐지만 김 감독이 전북의 레전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씁쓸함을 뒤로하고 김 감독이 “전북을 사랑하는 팬으로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만 봐도 전북과 김 감독의 보이지 않는 끈을 확인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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