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30엑스포]① 경제효과 월드컵 4배… 5050만명이 부산 찾는다
세계박람회(World Expo)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은 2030년에 열리는 엑스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는 국가적인 과제다. 일본의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는 엑스포를 거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엑스포 개최의 의미와 도전 과정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지난 3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옥상 하늘정원 전망대.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예정 부지인 북항 일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KTX 열차에서 하차한 뒤 부산엑스포 부지까지는 불과 200m로 천천히 걸어도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도심 한 가운데 있는 부지는 우리가 최고다. 부산 시민들은 국제박람회기구(BIE)를 ‘BUSAN IS EXPO’의 약자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산역을 비롯해 부산시 곳곳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홍보물이 붙어있었다.
부산시는 엑스포 개최를 통해, 부산을 수도권에 이은 한국 경제의 ‘제2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엑스포가 열리면 6개월 동안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5050만명이 부산을 찾는 등 61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엑스포라는 ‘메가 이벤트’를 통해 부산·울산·경주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제 축이 만들어지면, 부산의 미래발전을 5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첨단 기술’의 시작, 엑스포... 경제 효과 월드컵 4배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만들어 낸 업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한자리에 비교·전시하는 경제·문화 올림픽으로 평가 받는다. 올림픽, 월드컵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부산이 오는 11월 최종 개최지로 선정될 경우, 2030년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일대 343만㎡(약 103만7575평) 부지에서 엑스포가 진행된다.
인류에게 산업혁명을 안겨준 증기기관이 처음 전시된 곳은 세계 최초의 엑스포로 불리는 1857년 런던 박람회였다. 전화기, 비행기, 텔레비전 등 당대의 혁신 기술로 탄생한 제품은 모두 엑스포에서 공개됐다. 첨단 기술은 곧 개최국의 산업 도약으로 연결됐다. 1889년 파리엑스포를 위해 설치한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하는 엑스포는 등록과 인정(전문)엑스포로 구분된다. 부산시가 유치하려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로 국내에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1993년과 2012년 대전과 여수에서 각각 열린 엑스포는 인정엑스포였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등록엑스포는 개최 기간이 6개월로 인정엑스포보다 2배 길다. 개최 면적도 제한이 없다. 등록엑스포는 개최국이 참가국에 부지만 제공하고 전시장은 각국이 비용을 지급한다. 반면, 인정엑스포는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부산시가 부산엑스포의 흑자를 자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엑스포 유치에 뛰어드는 첫 번째 이유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부산엑스포는 50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관람객 138만명, 경제유발효과 29조원)의 2.1배, 2002년 한·일 월드컵(300만명, 17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는 2010년 엑스포를 열어 110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면서 국제적 금융·무역 도시로 거듭났고,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5년 엑스포를 개최한 이탈리아 밀라노도 63조원의 경제 효과와 15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고, 로마를 제치고 이탈리아 최고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일본은 2025년 오사카 엑스포 개최를 통해 국가 경제 재부흥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이 2030년 엑스포를 개최하면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등 세계 3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 지금까지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이 전부다.
◇ 부울경, 제2의 성장 기대
부산 엑스포는 정부의 오랜 숙원사업인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북항재개발, 가덕도 신공항, 부울경 통합 열차 등 부산 일대의 개발 사업이 모두 부산엑스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2030년 엑스포에 앞서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고, 조기 개항을 위한 공법을 검토 중이다. 또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연계해 울산, 경남 등을 연결하는 초광역 교통망도 구축되고 있어, 교류 확대를 통한 새로운 경제권이 형성될 전망이다.
과거 상하이는 엑스포 개최를 준비하면서 노후 공장과 창고를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기존 제조업 지역을 금융과 관광, 문화 등 서비스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상하이는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과 상호 협력을 체결하고 경쟁 대신 협력을 다지기도 했다.
현재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의 주요기반시설 공사는 완료된 상태다. 부산항 기념관, 국내 최대 실내 해양 스포츠 시설, 오페라하우스, 천수공원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산엑스포가 유치되면 수소전기버스로 공항, 버스터미널 등을 오가는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도입된다. 박람회장 내부는 수소트램을, 부산 도심과 관광지를 잇는 수상택시로는 2021년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선보인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를 활용한다.
엑스포 전시회장은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 부지와 우암부두 일대 등 북항 일원에 조성된다. 가공되기 전 곡물을 보관하는 창고인 ‘사일로 콤플렉스’는 리모델링 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부산 엑스포는 사후 활용에 대한 문제도 없다. 이미 엑스포 부지가 재개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고, 도심 안에 있는 만큼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이벤트 종료 후 주요 시설을 방치하지 않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엑스포가 종료된 뒤 각국 전시장은 철거된 뒤 건축 등 친환경 재활용 자재로 사용된다. 부산시에 잘 구축된 관광인프라도 사업비 절감에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부산 지역의 6성급 객실은 1000실이며, 부산에만 5성급 이상 호텔이 121곳으로 객실수도 2500개 이상이다. 가덕도 신공항 외에 김해국제공항, 울산공항이 있고, 국제여객터미널과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인접해 국제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기본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 인프라 조성비용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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