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익 반토막에 직원 평균 연봉 줄었는데...상위 10%는 더 받았다

문수빈 기자 2023. 5.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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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까지 떨어지는 등 증시가 부진하자, 주요 증권사 직원의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평균 직원 연봉은 1억4957만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과 달리 이들의 평균 연봉은 3억8320만원에서 3억8620만원으로 0.7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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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심리 위축에 증권사 당기순이익 최대 67% 감소
5년來 처음으로 직원 평균 연봉 137만원 줄었으나 최상위는 300만원 늘어
증권사 성과보수체계, 금투협 모범규준 있으나 세부사항은 증권사가 결정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까지 떨어지는 등 증시가 부진하자, 주요 증권사 직원의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중 처음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상위 10%의 연봉은 오히려 늘었다. 전체 직원의 임금은 줄었지만 최상위층은 늘면서 직원 간 격차가 커진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평균 직원 연봉은 1억4957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1억5094만원)보다 0.91% 감소한 수치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직원 평균 연봉이 줄었다. 연봉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증권이었다. 2021년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68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이 수치는 1억32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들의 명목 연봉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및 부동산 하락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탓에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증권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1조1824억원에서 지난해 6596억원으로 줄었다. 나머지 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은 1년 새 당기순이익이 절반 넘게 줄었다. NH투자증권의 감소 폭이 67.47%로 가장 컸으며, KB증권(64.46%), 한국투자증권(63.06%), 삼성증권(56.24%)도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상위 10% 직원의 평균 연봉은 굳건했다. 지난해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과 달리 이들의 평균 연봉은 3억8320만원에서 3억8620만원으로 0.78% 올랐다. 특히 한투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부동산 타격이 가장 컸음에도 16.95%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성과급 지급 방식에 문제 제기하고 있다. 단기 금융 시장 경색을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는 등 손실은 떠넘기면서 이익은 일부 직원만 나눴다는 이유에서다. 1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동산 익스포져가 높은 증권사는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 및 리스크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성과보수를 합리적으로 산정·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고액 연봉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쏟아졌다. 방창진 한국투자증권 PF그룹장 전무가 지난해 30억원대, 김찬일 미래에셋증권 PF2본부 상무가 20억원대, 이형락 미래에셋증권 부동산개발본부장과 주용국 IB2부문대표가 10억원대의 연봉을 받았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와 같은 대체투자 부문의 성과보상체계와 관련해 통상 금융투자협회의 모범규준을 따른다. 모범규준은 ▲대체투자 관련 성과, 비용 및 리스크가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설정할 것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 등 교과서적인 내용만이 규정돼 있다. 성과 보상 계산 시 핵심이 될 ‘리스크’와 ‘단기’ 등의 대략적인 방향이 없어 증권사가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 셈이다. 윤 의원은 “부동산 PF의 가장 약한 고리로 증권사가 지목되고 있다”며 “금융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까지 동원되는 상황이라 증권사는 국민 눈높이를 벗어난 과도한 급여 인상과 복지 확대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사가 어려워지자 채용 시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해졌다. 2018년만 해도 주요 증권사가 채용한 신입 직원은 508명, 경력 직원은 695명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신입 직원 391명, 경력 직원은 이보다 2배 많은 790명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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