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0세 레전드 완벽부활…NC 38세 3루수 칼 간다, 삼성왕조 쌍포 ‘뜨거운 황혼기’[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삼성왕조 용사들의 황혼기가 뜨겁다.
KIA 리빙 레전드 최형우(40)와 NC 베테랑 3루수 박석민(38)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2010년대 삼성왕조의 용사이자 쌍포였다. 그리고 벼랑 끝 심정으로 2023시즌을 준비했다. 최형우는 FA 3년 47억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고, 박석민은 FA 2+1년 34억원 계약이 끝나자 연봉 93% 삭감을 받아들이면서 단돈 5000만원에 새출발했다.
지난 2년간 괴로웠다. 둘 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생산력이 너무 떨어지면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최형우의 경우 2021년 부진은 눈 질환 여파가 있었다고 분석됐지만, 작년 부진은 운동능력의 하락, 노쇠화라는 키워드를 외면할 수 없었다. 박석민은 코로나19 술판파동의 주인공으로서 치욕적인 2년을 보냈다.
그래도 KIA와 NC는 두 베테랑을 잊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예년처럼 최형우의 풀타임 지명타자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몇 차례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KIA를 위한 얘기였지, 최형우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최형우는 스스로 입지를 회복했고, 나성범이 없는 시즌 초반 KIA 타선의 해결사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최형우는 올 시즌 24경기서 84타수 28안타 타율 0.333 3홈런 16타점 12득점 OPS 0.941(장타율 0.512, 출루율 0.429) 득점권타율 0.368. OPS 3위, 출루율 4위, 장타율 5위다. 2차 스탯도 좋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조정득점생산력(178.3) 3위, 가중출루율(0.442) 3위, 승리확률기여도(1.87) 2위.
이승엽 감독의 2루타 기록을 넘었고, 타점 기록도 곧 넘는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미래가 불투명했던 40세 베테랑의 화려한 반전, 완벽한 부활이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에이스 에릭 페디(NC)마저 최형우를 두고 “아우라가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후 다시 계약을 맺고 현역을 연장할 수도 있고, 나아가 2024-2025 오프시즌에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제 박석민 차례다. 지난 2년간의 치욕을 만회하기 위해 필리핀 개인훈련을 혹독하게 했다. 살이 쏙 빠졌고, 투손 스프링캠프를 방문한 기자의 인터뷰 요청도 정중히 거절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올 시즌을 맞이했지만, 현 시점에선 얻은 게 없다.
15경기서 44타수 11안타 타율 0.250 1홈런 6타점 5득점 OPS 0.664 득점권타율 0.267. 급기야 4월19일 잠실 LG전서 병살타를 막기 위해 전력질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최근까지 쉬다가 본격적으로 복귀 준비에 들어갔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6일 창원 KIA전이 취소된 뒤 “이제 운동장(재활군)에 나와 훈련을 시작했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복귀시점)빠를 것 같다”라고 했다. 강 감독은 박석민이 주전 3루수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고, 양의지(두산) 이탈로 빠져나간 장타력도 보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진 실패다.
그러나 아직도 시즌은 초반이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건강하게 돌아오면 NC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결국 도태훈, 서호철 등 3루수를 맡을 수 있는 후배들과 출전시간을 나눠 갖겠지만, 박석민의 무게감은 변하지 않는다.
박석민이 최형우처럼 화려한 부활 스토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올 시즌을 잘 보내면, 다가올 2023-2024 오프시즌에 다시 FA 자격도 얻는다. 최형우도 해냈으니 박석민이라고 못 하라는 법이 없다. 2010년대 초~중반 삼성왕조의 화력을 책임졌던 두 용사의 말년이 뜨겁다.
[위에서부터 최형우, 박석민, 최형우와 박석민의 삼성 시절 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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