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보인 기시다… “힘든 경험 하신 분들에 솔직한 심정 말한 것”

안석 2023. 5. 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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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밝힌 입장은 ▲역대 내각의 입장 계승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유감 표명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공동 참배 등으로 요약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관련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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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관련 첫 유감 표명

직접 사죄 대신 진전된 입장 밝혀
“尹, 미래 위해서 마음 열어줘 감명”
‘역대 내각의 입장 계승’ 재차 강조
尹 “진정성 있는 입장 보여줘 감사”
대통령실 “과거사, 사전조율 안 해”

확대 정상회담하는 한일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소인수 회담에 이어 확대 회담까지 총 102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밝힌 입장은 ▲역대 내각의 입장 계승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유감 표명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공동 참배 등으로 요약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관련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직접적인 사죄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위로 메시지 형식의 좀더 진전된 표현으로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표현 대신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만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한 언급에 앞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역대 내각 입장의 계승’ 기조를 재차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윤 대통령께서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명확히’, ‘흔들리지 않는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 주신 데 대해 감명받았다”고 우리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 발표를 언급한 뒤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관련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말은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소인수 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 줘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앞서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한 기존 방침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 표현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의 이날 발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전 양국 참모진이 과거사 문제를 협의하거나 사전 조율한 적이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나름대로 발언을 준비했다가 자발적으로 말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제안에 대해 “앞으로도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 가겠다는 표현이 아니겠는가”라고 부연했다.

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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