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도 안되는 헐값”…평창 삼잎국화 낙찰가에 분통

수도권 출하 ‘4㎏ 3500원’ 낙찰
지역 2만원선 거래 속 실망감
가리왕산 타작물 고가판매 대조

▲ 평창지역 한 농업인이 최근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떠오르는 삼잎국화(키다리나물)를 농협 계통출하를 통해 서울 가락공판장에 보냈다가 1박스(4㎏)당 3500원이라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낙찰돼 낭패를 봤다. 사진은 평창 장전리 가리왕산 기슭에서 자라고 있는 삼잎국화 모습.

“삼잎국화 나물 1관(4㎏) 1박스가 3500원?”

평창지역 한 농업인이 최근 새로운 건강 식품으로 떠오르는 삼잎국화(키다리나물)를 서울 가락공판장에 출하했다가 낭패를 봤다.

평창 진부면 장전리 가리왕산에서 삼잎국화 등을 1만3223㎡(4000평) 규모로 재배하는 정우진(65) 씨는 지난 1일 삼잎국화 1관(4㎏) 6박스를 수확해 농협계통출하를 통해 서울 가락공판장에 출하했다. 지난 3일 공판장에서 온 삼잎국화 낙찰대금은 1박스에 3500원에 불과했다. 낙찰소식을 접한 정 씨는 박스 값과 운송 수수료 등에도 못미치는 어이없는 가격에 물건을 되돌려 달라고 했지만 7일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국화과 식물인 삼잎국화는 재배와 수확이 쉽고 영양분이 고루 함유돼 지난 2021년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원료로 인정한 작물로, 면역력 증가와 골다공증 예방, 신진대사 촉진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건강산채로 떠오르며 농가 신소득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에서는 현재 삼잎국화 1관이 2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 씨는 수도권 소비자들을 겨냥해 출하했으나 터무니 없는 헐값에 판매라는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정 씨는 “잡초 한 박스를 뜯어 보내는데에도 3500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박스값 1500원과 공판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낙찰가가 소요비용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농업인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정우진 씨가 가리왕산 기슭에서 7만㎡의 국유림을 임대해 재배하고 있는 ‘오대산종 산마늘’은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라도와 제주도 등에서 전국 고정 소비자들의 주문이 이어져 대부분 택배로 1관(4㎏) 1박스에 8만원씩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 계통출하로 낭패를 본 삼잎국화의 사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근 출하가 마무리된 명이나물은 재배면적이 늘며 과잉생산돼 1관(4㎏) 1박스에 3만∼6만원선에 거래됐으나, 가리왕산의 오대산종 산마늘은 입소문을 타고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산마늘은 울릉도가 원산지인 명이나물과 오대산종으로 분류되는데 일반에 널리 퍼져 재배되는 품종은 대부분 명이나물이고 오대산종은 평창 오대산과 가리왕산 일대 고지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오대산종 산마늘은 잎이 길쭉한 타원형으로 수확량이 많진 않으나 맛과 향이 뛰어나 산마늘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