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아직도 ‘낙수효과’ 믿나

박미현 2023. 5.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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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치와 거대한 시설 조성 또는 초대형 이벤트를 열면서 지역경제에서 흔히 기대하는 것이 '낙수효과'이다.

대형 브랜드시설에 인파가 몰리면 그 지역 골목상권과 동네 점포로 발길이 이어져 덩달아 지역경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낙수효과'란 물이 위에 가득 차 넘쳐흐르면 자연히 아래로 떨어져 바닥을 적시는 것처럼 상위층 초부자를 포함해 전체 소득 규모가 늘어나면 소득 하위층이 혜택을 받아 소득이 올라간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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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치와 거대한 시설 조성 또는 초대형 이벤트를 열면서 지역경제에서 흔히 기대하는 것이 ‘낙수효과’이다. 강원도에서 추진한 춘천 레고랜드 민자사업이 대표적이고 속초에 이은 양양에서의 설악산 케이블카 시설사업을 두고도 지역경제 낙수효과가 언급됐다. 대형 브랜드시설에 인파가 몰리면 그 지역 골목상권과 동네 점포로 발길이 이어져 덩달아 지역경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시군 정책 입안자는 이런 점을 열심히 강조하며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으나, 대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낙수효과’란 물이 위에 가득 차 넘쳐흐르면 자연히 아래로 떨어져 바닥을 적시는 것처럼 상위층 초부자를 포함해 전체 소득 규모가 늘어나면 소득 하위층이 혜택을 받아 소득이 올라간다는 이론이다. 100여 년 전 산업 활황기에 등장한 이 용어는 당시엔 들어맞는 측면이 있었지만, 이미 저성장 고착화로 들어선 30여 년 전부터는 실상 폐기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이다. 저성장기에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데도 여전히 낙수효과 운운하는 것은 특정 이익을 꾀하는 수단에 불과한 허구일 뿐이라는 신랄한 지적도 있다.

‘낙수효과의 개념과 실제에 관한 연구’의 저자 홍운선·윤용석씨는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직접 조사 연구한 결과 ‘낙수효과는 없다’라는 결론을 냈다고 소개했다. IMF 소속 경제학자 5명이 150여 개국의 계층별 소득과 국가성장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상위 20%의 소득이 1%p 증가하자 이후 5년간 국가성장률은 연평균 0.08%p 줄어들었다. 반면 하위 20%의 소득이 1%p 증가하자 국가성장률은 0.3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수십년간의 경제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낙수효과를 대체해 등장한 것이 바로 ‘분수효과’이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오르는 분수처럼 인구 저변을 차지하는 저소득 및 중산층 소득이 늘면 소비 증가, 생산 증대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 증대로 선순환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분수효과에 기반한 정책을 일례로 들면 대형기업 1곳을 우상으로 섬길 것이 아니라 적은 인원이라도 꾸준히 이용하는 작은 점포 숫자를 2000곳에서 4000곳으로 늘려가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끝난 낙수효과에 대한 막연한 추종은 나쁜 정책을 낳고 지역을 망칠 수 있다. 대규모 테마파크를 방문한 관광객이 차고 넘친 결과 골목의 작은 점포에까지 흘러와 지역경제 질을 높일 것으로 아직도 믿고 있는지 반문해야 한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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