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국산 통밀로 만든 천연 효모빵…부드러운 감칠맛 ‘일품’

황지원 2023. 5.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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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국내 밀 소비량 가운데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그만큼 맛있는 국산 통밀빵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귀한 몸'이라는 뜻이다.

그러다 2013년 지금 자리로 가게를 옮기며 빵짓는농부로 상호를 변경하고 국산 통밀빵만 팔게 됐다.

이 대표는 "통밀빵에는 바닐라빈이나 버터 같은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밀가루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다"며 "우리밀이 대량 생산돼 일정한 품질의 밀가루를 납품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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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 빵짓는농부 ‘통밀빵’
이흥수 대표, 아버지 이어 2대째 가게 운영
버터·우유·향료 넣지 않고 풍미 살려 인기
소화 잘돼…전국 각지서 온라인 택배주문
어른 팔뚝 길이만 한 커다란 통밀빵은 1.5㎝ 두께로 썰어 먹으면 적당하다. 사진=지영철 프리랜서 기자

1.1%. 국내 밀 소비량 가운데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밀은 국내 양곡 소비량 2위 곡물이지만 자급률은 초라하다. 우리밀을 사용하는 곳이 얼마 안되니 생산농가가 적고, 그래서 구하기 어렵고 비싸 사용하는 곳이 더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밀을 묵묵히 고집하는 빵집이 있다. 바로 강원 강릉에 있는 ‘빵짓는농부’다.

빵짓는농부에서 판매하는 빵 종류는 4가지로 단출하지만 모든 빵을 국산 통밀로 만든다. 이흥수 대표(37) 혼자 운영하는 작은 빵집에서 매월 200㎏이 넘는 우리밀을 사용한다. 빵을 맛보러 멀리서 강릉까지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 온라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택배 주문이 몰려든다. 그만큼 맛있는 국산 통밀빵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귀한 몸’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강릉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는 ‘빵장수야곱’이라는 빵집을 운영하며 여느 빵집처럼 수입 밀가루로 달곰한 빵을 만들었다. 그러다 2013년 지금 자리로 가게를 옮기며 빵짓는농부로 상호를 변경하고 국산 통밀빵만 팔게 됐다.

“우리나라 사람이 먹는 빵을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국산밀을 살 돈으로 프랑스산 유기농 밀가루를 사서 빵을 만들면 장사도 더 잘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밀을 쓰는 건 아버지 뜻을 이으려는 이유도 있어요. 아버지는 우리밀로 빵을 만드는 꿈을 항상 지니고 계셨지만 20년 전에는 지금보다 우리밀을 구하기 더 어려웠거든요.”

이곳 대표 메뉴는 통밀빵이다. 통밀가루, 물, 소금, 천연 효모, 다시마 달인 물, 사과즙을 넣어 만든다. 다시마 달인 물과 사과즙이 빵에 들어가는 게 특이한데 이는 버터나 우유·향료를 넣지 않고도 빵의 풍미를 살리기 위한 방법이다. 이것들이 빵에 감칠맛을 더해줄뿐더러, 당분이 천연 효모의 먹이가 돼 발효도 잘되게 한다.

500g 정도 되는 두툼한 통밀빵은 투박하다. 썰고 나서야 두꺼운 껍질에 싸여 있던 보드라운 속살이 나온다. 발효된 반죽이 오븐 안에서 부풀며 구멍이 빵 속에 생긴다. 통밀빵을 처음 먹으면 ‘혹시 빵이 쉬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빵에서 약간 신맛이 난다. 김치가 익으면 시큼해지는 것처럼 천연 효모로 발효한 빵 역시 그렇다. 이런 천연 효모빵은 이스트를 넣은 빵보다 소화하기 쉽다.

통밀가루는 각기 다른 세 업체에서 출시된 것을 3분의 1씩 섞어 쓴다. 그 이유는 우리밀이 소규모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수입 밀가루는 밀 재배 단계부터 대량 생산돼 품질이 일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소량 생산되는 우리밀은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것이라도 제분 날짜에 따라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한 회사의 밀이 바뀌더라도 다른 두 회사 것을 섞어 중화되도록 한다.

이 대표는 “통밀빵에는 바닐라빈이나 버터 같은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밀가루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다”며 “우리밀이 대량 생산돼 일정한 품질의 밀가루를 납품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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