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와 거리 먼 한전 자구안...전기료 인상 납득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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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 달 넘게 미뤄온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전력의 자구안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잇단 전기요금 인상에 불만이 큰 국민 여론을 의식해 한전에 강도 높은 자구안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되는 시점에 새롭게 마련한 자구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전기요금 인상과 한전채 발행한도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초고강도의 자구안을 한전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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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 달 넘게 미뤄온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전력의 자구안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잇단 전기요금 인상에 불만이 큰 국민 여론을 의식해 한전에 강도 높은 자구안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되는 시점에 새롭게 마련한 자구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알려진 자구안의 내용은 미흡하다. 국민 눈높이에 미달할 뿐 아니라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한 저항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자산 뻥튀기가 자구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가장 먼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전은 지난해 정부에 보고한 14조 3000억원 규모의 기존 자구안에서 그 절반가량인 7조원을 대부분 토지인 자산재평가로 채우겠다고 했고, 이 방안은 이번 새 자구안에도 그대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똑같은 자산의 장부가치만 6조 2000억원에서 13조 2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자구안의 대표 항목으로 유지하려는 것이다.
인건비 축소 방안으로 성과급과 연봉 인상분 반납을 꼽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전은 지난해에도 성과급을 반납했지만 대상자는 전체 임직원의 1.5%뿐이었다. 올해 연봉 인상률도 1.7%에 불과하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를 줄이겠다던 경영진의 공언이 무색하다. 한전은 지난해 32조원대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자본잠식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간 기업이 이 정도면 수십 퍼센트의 연봉 반납이 기본이고 최고경영자는 무보수 근무도 불사한다. 게다가 한전은 인건비 축소 효과가 큰 인력 감축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엔 임직원 수가 오히려 280여 명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재무 부실화의 근본 원인은 과거 정부의 빗나간 에너지 정책과 정치적 전기요금 통제에 있다. 민심에 민감한 정권들의 정치 셈법에 흔들리다 보니 전기요금을 제 때 조정하지 못한 것이 위기를 더 키운 격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전기요금 인상과 한전채 발행한도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초고강도의 자구안을 한전에 요구하고 있다. 안일한 수준의 자구안에 머물러서는 국민이 전기요금 인상을 납득할 수 없을 게 분명하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재무위기 극복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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