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부터 지팡이 짚은 어르신까지…뜨거운 반상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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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부산에 모인 아마추어 바둑인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까지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부산시공무원기우회와 명지대 바둑교육기우회의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유소년바둑연맹 권순종 회장은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교류가 활발해 유소년 바둑 열기가 뜨겁다"며 "특히 이런 대회를 통해 승부보다는 성장할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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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2 우승 안동주 군 춤으로 소감
- 부산 출신 프로기사 다면기 북적
- 20분 만에 기권하는 어린이도
- 지역 동호인 참가 늘릴 방안 절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부산에 모인 아마추어 바둑인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까지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7일 제25회 부산시장배 전국바둑대회가 열린 사직체육관은 600여 명의 참가자로 북적였다.
대국은 부산시 박태성 체육진흥과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신중하게 한 수 한 수를 뒀다. 초등부 참가자들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국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초등 1학년부에서 1위에 오른 이서준(안남초) 군은 “우승해서 기쁘다”며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초등 2학년부 우승을 거머쥔 안동주(명륜초) 군은 익살스러운 춤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1년 넘게 바둑을 배웠다는 안 군은 “프로바둑기사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다. 바둑을 배운 지 3개월 만에 초등 1학년부에 입상한 최준우(해강초) 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바둑을 배우고 나서는 날마다 함께 바둑을 두자고 조른다”며 “바둑이 우리 가족의 화목함을 키우는 매개체가 됐다”고 뿌듯해했다.
부산시공무원기우회와 명지대 바둑교육기우회의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대회에 참가한 배영길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시 담당부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바둑대회를 처음 만들 때부터 참여했다”며 “지금은 은퇴한 공무원이 모인 OB기우회, 부산시 바둑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바둑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부산 출신 프로기사 김영환 9단, 최철한 9단, 문도원 3단도 현장을 찾았다.
그중에서도 최 9단은 지도대국에 앞서 아들 홍재(7) 군과 막간 승부를 펼쳐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둑 1급이라는 홍재 군은 망설임 없이 거침없는 수를 두며 아버지인 최 9단을 압박했다. 최 9단은 “(아들이) 성격이 급하다”고 웃으며 “프로 기사를 꿈꾸고 있어, 바둑대회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데려왔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바둑인들을 설레게 한 ‘지도 다면기’에는 추첨으로 선발된 20명이 김영환 9단, 최철한 9단, 문도원 3단과 대결을 벌였다.
김 9단이 7명, 최 9단이 8명, 문 3단이 5명을 맡아 대국에 들어갔다. 어린이 참가자들은 서로 대국을 펼치고 싶은 프로기사 앞에서 자리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어린이들은 “이길 수 있는 만큼 먼저 흑돌을 둬라”는 프로들의 말에 9점을 먼저 둔 채 경기를 기다려 웃음을 자아냈다.
한 어린이는 흑돌을 먼저 두지 않고 정면 승부에 도전했고, 김 9단은 “이야!”라고 감탄했다. 대국이 시작되기 전까지 떠들던 어린이 참가자들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침착한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 시작 20여 분 만에 최 9단과 대국을 벌이던 참가자 중 기권자가 나왔다.
문 3단은 어린이 참가자에게 훈수를 두는 일부 참가자에게 “알려주시면 안 돼요”라며 신중한 수를 이어갔다. 대회를 지켜보던 이기섭 심판위원장은 “코로나19 침체기를 겪고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체감된다”면서도 “전국바둑대회로 열리다 보니 부산 동호인들의 참석이 줄었는데,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부산유소년바둑연맹 권순종 회장은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교류가 활발해 유소년 바둑 열기가 뜨겁다”며 “특히 이런 대회를 통해 승부보다는 성장할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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