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퍼트까지 받쳐주니 우승문 열려..정찬민, 코리안투어 '거포' 시대 활짝

주영로 2023. 5. 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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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16언더파 정상
공동 2위 송민혁, 이정환 6타 차 제쳐
지난해 평균 거리 317야드 '장타왕'
장타에 존 람 닮은 외모까지..별명은 '정 람'
티샷 정확도 떨어져 장타 효과 못보다 이번 대회서 위력
우승상금 3억원에 코리안투어 5년 시드도 받아
정찬민이 1번홀에서 힘차게 티샷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성남(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의 존 람’, ‘괴력의 거포’. ‘코리안투어 최장타자’.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정찬민(24)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눈에 띄는 기대주다. 특히 쉽게 300야드를 날리는 ‘장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317야드를 쳐 코리안투어 역대 처음 310야드 ‘장타왕’ 시대를 열었다.

골프에서 장타자는 유리한 게 많다. 티샷을 멀리 치면 다음 그린 공략 때 그만큼 짧은 클럽으로 공략 가능해 더 정확하게 칠 수 있어 버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멀리 치는 정찬민의 단점은 떨어지는 정확성이었다. 지난해 페어웨이 적중률이 48.84%에 머물렀고 이번 시즌은 37.5%에 그쳐 장타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공이 러프에 떨어지면 긴 잔디에서 쳐야 하는 만큼 샷 컨트롤이 어려워 온그린을 해도 홀에 가깝게 붙이는 게 쉽지 않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지 않았던 탓에 정찬민의 성적은 꾸준함과 거리를 보였다. 지난해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12개 대회에 출전해 38라운드를 소화한 정찬민이 60대 타수를 기록한 게 10라운드에 불과했다. 평균 타수는 71.84타로 전체 56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도 앞서 출전한 두 번의 대회에서 8라운드를 경기하는 동안 60대 타수를 딱 한 번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 능력과 비교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정찬민이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장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며 기다렸던 프로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정찬민은 7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사흘째 폭우가 쏟아지면서 72홀에서 54홀 경기로 축소해 진행했다.

사흘 동안 이어진 정확한 장타와 퍼트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정찬민은 대회 첫날 66.7%에 이르는 페어웨이 적중률을 앞세워 8언더파 63타를 때려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날 압권은 9번홀(파5)이었다. 497m의 긴 홀에서 티샷을 310m 가까이 날렸고, 188m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을 홀 1.2m에 붙인 뒤 이글을 뽑아냈다.

둘째 날에도 더블보기와 보기 1개씩 적어내기는 했으나 버디 6개를 추가해 3타를 더 줄인 정찬민은 이날 더욱 완벽한 경기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3번홀(파3)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낸 정찬민은 4번홀(파5)에서 기가 막힌 벙커샷으로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으나 세 번째 친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 이글이 됐다. 순식간에 6타 차 선두가 됐고 이 격차를 끝까지 지켰다.

퍼트도 좋았다. 8번홀(파4)에선 약 8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2위 그룹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놨다.

첫날 기록한 63타는 개인 최소타이고 3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한 것도 프로 데뷔 처음이다.

정찬민은 “이렇게 큰 경기에서 우승해 기분 좋고,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하게 돼 더욱 기쁘다”라며 “이번 대회는 코스가 어려워 조금 더 전략적으로 친다는 생각으로 공략한 게 도움이 됐다. 또 이전 대회에선 퍼트를 하기 전에 ‘안 들어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컸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퍼트가 잘 들어가니까 샷도 잘 됐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일정에 포함된 이번 대회는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려 우승자에겐 상금 3억원과 함께 코리안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을 준다.

우승을 차지한 정찬민이 아시안투어 회원으로 가입하면 17일부터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잉글랜드(총상금 200만달러) 대회부터 나갈 자격이 생긴다.

정찬민은 “5년이란 시드는 나에게 정말 행복한 일이다”라며 “작년에는 PGA 콘페리 투어를 병행하다 보니 코리안투어 시드를 지킬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올해부터는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어 “기복을 좁혀 나가는 게 또 다른 목표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코리안투어에서 불어온 ‘아마 돌풍’은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19세 국가대표 송민혁이 합계 10언더파 203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장유빈과 조우영은 나란히 7언더파 206타를 쳐 공동 8위에 올랐다. 장유빈은 프로 대회 2연속 톱10, 조우영은 골프존 오픈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톱10으로 돌풍을 이어갔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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