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종 “다음 시즌 못 뛰어 아쉬워” 오세근 “너무 값지고, 기분 좋아”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두 베테랑 오세근(36)과 양희종(39)이 챔피언결정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눈물과 감동의 해피엔딩 드라마였다.
2022~2023시즌 종료 후 은퇴하는 주장 양희종은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인 7차전 종료 3초를 남기고 경기장에 투입돼 우승 순간을 함께했다.
양희종은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안양 KT&G에 지명돼 이번 시즌까지 17년간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정규리그 618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6점, 3.7리바운드를 기록한 양희종과 함께 인삼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양희종은 마지막 시즌의 챔프전에서 통합우승에 힘을 보태려고 했으나 부상에 발목 잡혔다. 챔피언결정 5차전 도중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어깨에 깁스를 한 양희종은 6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상식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양희종을 투입하겠느냐는 질문에 “승리가 확정적인 순간에 경기장에 어떤 식으로 세우겠다”면서 “늘 생각했던 거고 그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배려 속에 코트를 밟은 양희종은 감격의 우승 순간을 후배들과 함께했다. 양희종은 경기 후 “다음 시즌 같이할 수 없게 돼 아쉽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감사드리고 우리 안양 팬들, 팀원들 제 가슴속에 평생 간직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이날 20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으로 팀의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플레이오프(PO) MVP를 수상하며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과 함께 최다 수상기록을 세웠다.
양희종과 오세근은 데뷔 후 한 번도 이적하지 않고 KGC에서 뛰면서 팀의 전성기를 이끌며 2011~2012시즌부터 총 4차례 PO 우승을 일궜다. 양희종과 오세근은 앞서 정규리그는 물론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챔프전에서도 우승반지를 차지하며 시즌 트레블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세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전 우리를 우승 후보, 강팀이라고 말해준 분들이 한 명도 없었지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통합 우승, EASL 우승까지 했다”며 “7차전까지 와서 우승해 너무 값지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1987년생으로 30대 중반에 적지 않은 나이에도 국내 최고 빅맨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했다. 양희종과 오세근은 KGC 왕조 건설을 이끈 이후 아쉬운 이별을 맞이하게 됐다. 양희종은 은퇴로 코트를 떠나고, 자유계약 선수(FA) 신분을 얻은 오세근은 다음 시즌 KGC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
안양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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