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기시다 '징용 관련' 발언은 윤 대통령 배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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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 종료 후 강제동원(징용) 문제와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비판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배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윤 대통령의 대일 정책은 한국 야당한테 호된 비판을 받고 있으며,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이런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배려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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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한국 바라던 수준엔 못 미쳐"
교도, 한국인 위령비 참배에 의미 부여
WP·NYT "외교적 교착 깨뜨려... 고무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 종료 후 강제동원(징용) 문제와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비판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배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이 바라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점에서 반발 여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윤 대통령의 대일 정책은 한국 야당한테 호된 비판을 받고 있으며,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이런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배려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점기)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것에 대한 평가였다. 기시다 총리는 공식적으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만 밝혔을 뿐, ‘사과’라는 표현을 언급하지 않았다. 개인 자격으로 유감의 뜻을 표명한 셈이다.
반면 산케이신문은 한국에서 반발 여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케이는 “‘마음이 아프다’라는 표현은 ‘역대 정권 입장을 계승한다’에 그친 3월 정상회담보다는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이지만, 한국 여론은 더 구체적 언급을 요구해 왔으므로 반발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징용 문제의 제3자 변제 해법엔) 변함이 없을 것” “역사 인식 문제는 진정성이 중요하며, 한쪽이 다른 쪽에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등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일본 측에 추가 사죄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일본을 방문할 윤 대통령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피해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하기로 합의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공장과 조선소, 탄광 등이 밀집됐던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엔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가 다수 거주하다 원폭에 피폭됐다.
교도통신은 “한반도 출신자 중 약 7만 명이 피폭돼 약 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일 정상의 (위령비) 공동 방문은 역사 문제를 둘러싼 화해를 향한 호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 명칭 ‘처리수’) 방류와 관련, 한국의 사찰단 파견에 대해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언론들도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과 외교적 해빙 움직임을 환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국의 두 동맹국 지도자가 양국 방문으로 상호 화해의 길을 넓히고, 외교적 교착 상태를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 정상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진지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화해엔 섬세하고 정치적으로 힘겨운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두 주요 동맹국 간 셔틀 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라며 "한일 양국이 과거의 불만을 털어내고 더 많은 협력을 할 것을 촉구해 온 미국엔 고무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마음 아프다' 발언에 주목하면서 "한일 관계의 역사가 반복해서 보여주듯, 일회성 화해 움직임은 독도 영유권 문제 같은 또 다른 분쟁이 불붙으면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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