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 마을버스, 혈세먹는 하마 전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네 주민의 발'인 마을버스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모양새다.
재정난이 심해진 서울 마을버스 운영업체들이 감축 운행을 하면서 시민 불편이 심화하자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마을버스 운영업체 중 재정지원 대상을 늘리고, 지원한도액도 기존 21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마을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은) 아직 시와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사안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정난 심화로 감축운행 시민 불편
市, 추경 통해 적자업체 지원금 상향
운송원가는 4년 전과 같아 업계선 불만
자치구 추가 참여 계획도 난항 예상
“요금 개편 등 근본대책 세워야” 지적
‘동네 주민의 발’인 마을버스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모양새다. 재정난이 심해진 서울 마을버스 운영업체들이 감축 운행을 하면서 시민 불편이 심화하자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 등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지원만 늘리기보다는 요금 체계 개편 등 근본적 개선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치구를 재정지원에 참여토록 하겠다는 계획도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재정지원금의 15%를 시와 자치구가 7.5%씩 분담하겠다고 했지만, 자치구별 조례 제정·예산 편성 과정이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연내 참여가 가능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마을버스 업체에 재정지원은) 아직 시와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사안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박주운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 전무는 “지난달 시의 대책 발표 이후 시민들은 마을버스 운행이 곧 정상화할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론 지원한도액이 2만원 늘어난 것 외에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그마저도 여러 변수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가 강 건너 불구경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일갈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자치구가 마을버스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크기에 견주면 7.5%의 부담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각 자치구의 의향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이나 민간 사업자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시의 재정지원 방식이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명 명지대 교수(교통공학)는 “요금을 올리면 업체의 이윤도 증가할 것이란 접근은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비용이 오르면 수요 일부가 공유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수요 대응형 노선으로 전환해 운행원가를 줄이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자치단체 책임하에 운영하는 마을버스 공공요금을 2015년 이래 900원으로 묶어놓고, 준공영제로 손실 보전하는 시내버스와 달리 적자를 떠안도록 하는 것은 누구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결국 정공법은 요금 인상이고, 지금 이 상황에서 시가 할 일은 시민을 설득해 요금 인상의 정당성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 여건 변화와 마을버스 원가·발전 연구용역 등을 통해 재정지원 기준을 재검토하고 전반적 개선 방안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