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 떠난다던 와그너 수장, 돌연 입장 바꿔 “지원 약속 받았다”
바흐무트 철수 계획 발표 이틀 만에 번복
러시아 국방부의 지원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던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돌연 바흐무트에 남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으로부터 탄약을 더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작전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무기를 받기로 했다”며 “적의 보급로 차단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모든 물자가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지난 5일 러시아 국방부 탄약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러시아 국방부 잘못”이라고 날을 세웠다.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 대원이 철수한 이후 바흐무트에서의 작전 임무를 체첸 자치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에 넘기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아흐마트 특수부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가 지휘하는 전투부대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프리고진은 격전지마다 와그너 그룹 대원을 투입해 잔혹한 전투를 이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인 바흐무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랬던 그가 바흐무트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주장하면서 영국 가디언 등은 와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의 갈등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수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사실상 바흐무트에 남겠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전황은 안갯속으로 빠지게 될 전망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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