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함께 일궜다, 인삼공사 V4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통산 4번째 ‘봄 농구’ 정상
‘더블더블’ 오세근, PO MVP…‘은퇴’ 양희종과 기쁨의 눈물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은 최종전까지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역대급’ 명승부로 마무리됐다. 14년 만의 7차전에 사상 초유의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프로농구 최강자 자리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차지했다.
KGC인삼공사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최종전에서 34점을 몰아친 오마리 스펠맨과 오세근(20점 13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SK를 100-97로 이겼다. 이로써 KGC는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팀 통산 4번째 플레이오프(PO)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6~2017시즌에 이어 팀 통산 2번째 통합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KGC는 5차전부터 에이스 변준형의 돌파가 살아나고, 대릴 먼로가 SK의 지역방어를 허물면서 상승세를 탔다. 베테랑 오세근의 투혼도 KGC의 챔피언 등극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 오세근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전성기 시절에 맞먹는 활약을 보여줬다. 정규리그 5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약 27분을 뛰며 13.1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한 오세근은 챔프전에서는 매 경기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득점, 리바운드 모두 리그 평균 수치를 뛰어넘으며 큰 경기에 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날도 ‘더블더블’ 활약을 펼친 오세근은 팀에 챔피언 트로피를 안기며 PO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두 팀은 정규리그 맞대결 3승3패로 호각세였다. 챔프전에 돌입해서도 6차전까지 3승3패로 균형을 이루며 최종전까지 왔다. 역대 챔프전에서 최종전까지 간 사례는 단 6차례였고, 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의 ‘끝장 승부’였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매 경기 명승부를 펼친 덕분에 관중들은 챔프전 2차전부터 7차전까지 6차례나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5905명으로 이번 시즌 최다 관중이 찾은 안양실내체육관은 경기 시작 전부터 선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함성만큼이나 뜨거운 승부가 시종 펼쳐졌다. 1쿼터부터 양 팀은 주거니 받거니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1쿼터는 SK가 26-24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2쿼터 들어서부터는 KGC의 속공이 살아나면서 흐름을 가져갔다. KGC는 3쿼터 막판 70-71로 후반 들어 첫 역전을 허용했지만, 잇따라 반칙에 따른 자유투를 얻어내 득점에 성공하면서 74-71로 다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들어서도 SK가 추격하면 KGC가 따돌리려는 흐름이 반복됐다. SK는 86-87까지 추격한 상황에서 최성원이 3점을 넣으며 89-87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김선형의 레이업 돌파까지 성공하며 리드 폭을 4점으로 늘렸다.
KGC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스펠맨의 덩크에 오세근이 2점까지 성공하면서 경기 종료 1분24초를 남기고 기어코 91-91 동점을 만들어냈다.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연장까지 돌입했다.
KGC는 경기 종료까지 31초를 남겨두고 98-97로 앞선 상황에서 오세근이 자유투를 얻어냈고, 모두 성공시키며 100-97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3초를 남기고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공격권을 얻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KGC 김상식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며 이번 시즌 은퇴를 선언한 양희종까지 투입하며 챔피언 결정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 감독에게도 특별한 승리였다. 김 감독은 프로농구 사령탑 첫 시즌에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전 전망 때 중위권으로 분류됐을 때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서 “그때부터 질책보다는 칭찬을 더 하기로 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많이 얘기하며 강팀이라고 주입했고 전술적 변화도 주며 이겨나갔다”고 시즌을 되짚었다.
안양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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