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강제징용 직접 언급 없이 "가슴 아프게 생각"

박서경 2023. 5. 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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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기존보다 진전된 발언이었지만, 사과 표현을 쓰지 않은 채 개인 입장이란 전제를 단 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1시간 40분 넘게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 회담.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또다시 손을 내밀었고,

[윤석열 / 대통령 :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줘 감동했다"며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은 데 대해 자신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저도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이 힘들고 슬픈 경험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때와 마찬가지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한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도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강제 징용 관련 직접적 언급을 피해온 것과 달리,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보다 구체화 된 생각을 전한 겁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에도 기시다 총리는 '사죄와 반성'을 콕 집어 표현하지는 않았고, '개인적 입장'이라는 전제를 깔며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사전에 조율된 발언이 아니며, 기시다 총리가 방한 전 자발적으로 준비한 거로 추측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진정성 있는 입장에 감사 인사를 했고, 한일 미래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화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전향적 입장이었지만, '사과' 표현이 빠지고 개인적 입장에 그친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제 막 셔틀외교의 첫발을 뗀 만큼 양국 정상이 신뢰를 쌓아 더 진전된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YTN 박서경 (psk@ytn.co.kr)

촬영기자 : 권석재·곽영주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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