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우울증 갤러리…10대 2명 극단 선택 생중계 경찰이 제지
“이용자들이 자꾸 부추겨”
사고 잇따르며 폐쇄 목소리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인 10대 여성 2명이 극단적 선택을 생중계하다 경찰 출동으로 제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한 10대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생중계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이다. 경찰 출동으로 불상사는 막았으나 여러 사건·사고에 잇따라 연루되고 있는 우울증 갤러리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A양(17)과 B양(15)은 지난 5일 오전 4시쯤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겠다며 그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실시간 중계했다. 경찰은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A양과 B양을 제지했고 이후 보호자에게 인계해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A양과 B양은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후 친분을 쌓았으며 B양의 집에서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은 이날 메신저로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 ‘갤러’(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자꾸 죽으라고 했다”면서 “죽었으면 좋겠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양은 “(우울증 갤러리가) 극단 선택을 조장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이 이곳밖에 없다”고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 A양의 활동명을 검색해 보면 그를 향한 욕설이나 외모 비방글이 상당수 발견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소동은) 현장 종결된 상태”라면서 “해당 청소년이 경찰에 진술한다면 추가 조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 갤러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조장하는 일이 잇따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6년 전부터 이 갤러리에서 활동했다는 C씨(22)는 “이용자들이 노골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경우가 흔치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죽었다고 하면 거기에 감화되기 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C씨는 “지난달 일본 여고생이 동반 투신하는 모습이 트위터에 중계된 이후 모방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우울증 갤러리는 사망 사고 외에 ‘그루밍 성범죄’의 온상으로도 지목됐는데 이 때문에 게시판을 긴급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우울증 갤러리 폐쇄 후) 다른 통로를 이용해 비슷한 커뮤니티가 생긴다 하더라도 이를 찾아내고 또 찾아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며 “눈앞에서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데, 적어도 양지에서 몰아내려는 노력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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