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대학’, 웹 예능으로 백상을 거머쥐다 [뉴스를 만나다]
[앵커]
<뉴스를 만나다>, 오늘(7일)은 좀 특별한 손님들을 만나볼까 합니다.
얼마 전에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로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통해 'TV 부문'의 예능 작품상을 거머쥔 코미디 그룹이죠.
피식대학 팀을 모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저와 가까운 순서대로 정재형 씨, 이용주 씨, 김민수 씨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을 초대한 것 자체가 저희 9시 뉴스로서도 하나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저희가 단순히 흥미 차원에서 여러분을 초대한 것은 아니고, 변화하는 시대상에 관해서 이야기 나눌 것들이 많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아직도 이분들 모르는 분들이 시청자분들 중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활약상을 준비를 했어요.
지금 유튜브 구독자 수가 204만 명?
그 숫자가 어떻게 달성됐는지 잠깐 보고 오겠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바탕이 돼서 이번에 큰 상을 받으셨습니다.
그야말로 백상예술대상 새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공중파도 케이블도 아닌 유튜브 '웹 예능' 활동만으로 예능 작품상을 거머쥐셨어요.
그에 대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답변]
지금도 약간 좀 믿기지가 않고요.
정말 저희가 벌써 만난 지가 한 5년, 6년 동안 하루도 안 쉬고서 코미디에 대해서 연구하고 계속 콘텐츠를 만들어 왔는데 저희 기준에 너무 일찍 주신 것 같아서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앵커]
정점을 찍고 내려가실 일만 남았다?
[답변]
그럼 안 됩니다.
[앵커]
네, 더 올라가셔야죠.
[답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이번 상이 백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이었습니다.
백상 측에서도 공식적으로 피식대학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TV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이런 가능성, 유튜브를 통한 새로운 성공 가능성, 미리 내다보고 계속 활동을 해오신 건가요.
[답변]
사실 그렇지는 않고요.
저희는 그냥 코미디 콘텐츠를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가면서 퀄리티를 높여가던 것 뿐인데 뭐 다른 걸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하게 지금도 저희 생활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냥 저희가 하던 대로 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각각의 콘텐츠들이 다 높은 조회수, 그리고 큰 인기를 얻었어요.
이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답변]
저희 같은 예술인들을 보면 뭔가 새로운 곳에서 얻을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오히려 더 대중의 삶에서 그런 걸 찾으려고 그러고요.
그리고 저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이거를 되게 이상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것을 희극으로 바꾸는 거에서 되게 많은 분들이 공감도 해 주시고 그걸 좀 더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아요.
[앵커]
‘한사랑산악회’ 같은 경우도 등산을 즐겨하시는 장노년층 분들을 유심히 관찰하셔가지고 그 특성을 이렇게 포인트를 잡으셔서 패러디한 코미디가 되겠죠.
[답변]
저희가 부모님을 바라봤을 때 생기는 애정 같은 것들을 한번 코미디로 녹여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사랑산악회’라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앵커]
실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어르신 분들은 반응이 어떻던가요.
[답변]
저희 아버지께서는 늘 “민수야! 용돈 안 보내나! 나 때문에 잘 된 거 아이가!”라고 용돈을 좀 올려달라고 자주 말씀을 하세요.
[앵커]
안 보내시는 건 아니죠?
[답변]
예,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백상 수상하셨으니까, 금액을 좀 올리세요.
[답변]
그러네요.
특별 보너스 한 번 나가겠습니다.
[앵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이 자리에는 안 나왔지만 이창호 씨도 있고 김해준 씨, 이은지 씨 등 피식대학을 빛내준 여러 개그맨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도 마찬가지고, 전에 '지상파' 개그맨으로 활동하셨던 분들이 대부분이죠?
[앵커]
맞습니다.
[답변]
그런데 개그콘서트도 그렇고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다 폐지가 됐어요.
그때의 심경 같은 것들은 어떠셨습니까.
[답변]
사실 저희 셋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판을 또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거에서 되게 좌절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도 어떻게 보면 그때만 해도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그런 상황이었을 수도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코미디를 하셨고.
특히 새로운 영역을 스스로 개척해서 보란듯이 성공을 했습니다.
저는 이게 우리 사회, 또 청년들에게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신 그런 원동력은 어디 있을까요.
[답변]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저희 동료인 것 같아요.
지금은 저희가 앞에 세 명이 나와 있지만 실제로 저희 피식대학에는 다섯 명의 피디님들도 계시고 또 저희 회사에서 같이 기획하시는 매니저님들이 많이 계신데.
처음에 저희가 시작할 때는 어떻게 보면 재능으로 시작했었지만 그 이후에 계속해서 갈 수 있었던 건 계속해서 동료들이 저희가 지쳤을 때 다시 일으켜주고, 영감이 끊겼을 때 다시 또 영감을 넣어주고 해서 어떻게 보면 피식대학은 저희 셋이 아니고 저희 크루들 전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피식대학 섭외를 제가 처음 제안했을 때 사실 회사에 이 얘기는 안 했습니다.
'이런 분들이 실은 KBS 같은 전통 미디어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실제로 이번 수상을 놓고도 대중문화 콘텐츠의 축이 이제 웹으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들도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사실 이미 경계가 무너진 지는 좀 됐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과도기인 거죠.
지금이 사실은 과도기인 거고.
그리고 KBS나 이런 일반적인 지상파 레거시 전통 미디어에서도 저는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뉴스나 이런 걸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고, 이제는 그래서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싸움 이런 거라기보다는 그냥 각자 각자만의 그런 싸움(경쟁)인 것 같습니다.
이제 모두가 다 각자의 방송국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광야가 열렸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오늘 여러분을 초대한 것도 저희로서는 그런 상징적인 의미가,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 인사는, 여러모로 어려운 우리 국민들에게 용기와 기운을 북돋아주는 의미에서 우리 김민수 씨 유행어죠,
"열정! 열정! 열정!"
이걸 제가 '대한민국!' (선창)하면 세 분이 같이 외쳐주시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답변]
좋습니다.
[앵커]
대한민국!
[답변]
열정, 열정, 열정!
[앵커]
피식대학 팀이었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주경 기자 (pjk0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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