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체 "韓 여론, 과거사 구체적 언급 원해…반발 커질 것"

"기시다 발언, 韓서 비판 받는 尹 입장 고려한 듯"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해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본 매체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염두에 두고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다수의 분들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점에 마음이 아프다"며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극우 성향의 산케이 신문은 "역대 정권의 입장을 답습하겠다고 한 지난 3월 1차 정상회담에서 진일보한 발언이지만, 한국 여론은 좀 더 구체적인 언급을 요구하고 있어 반발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가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무엇을 두고 한 말인지 구체적이지 않은 데다 직접적인 사과의 말이 없었기 때문에 두루뭉술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총리로서 아픔과 슬픔에 위로를 전한 것이 아닌 '제 자신의 심정'이라며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국 국민들로부터 비판 받을 여지가 있다.

특히 산케이는 윤 대통령이 '역사 분리'를 강조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역사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의 협력으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역사 문제와 안보, 경제 협력을 분리해 진행할 의사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대받아 히로시마에 방문할 예정인데, 이 방문을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 신문은 "윤 대통령의 대일 정책은 국내 야당 등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며 "(아픔을 언급한) 기시다 총리의 발언과 이러한 합의는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안 등에서 일본 측에 상당한 양보를 하고 있는 만큼, 기시다 총리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