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해갈' '비 피해 속출'… 호남·제주 ‘물폭탄’ 희비
어린이날 연휴 전부터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강우가 닷새간 이어지면서 봄철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광주·전남 지역은 최고 300㎜가 넘는 강수량으로 제한 급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고 전북 지역은 평균 100㎜가량 비가 내려 모내기철 농업용수 부족 걱정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식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은 34.15%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대를 넘었다. 주암댐도 20% 남짓에서 27.95%로 수위가 높아졌다. 동복댐과 주암댐은 광주지역에 식수로 하루 22만t, 28만t을 공급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봄 가뭄으로 두 식수원의 저수율이 지속 감소하자 다음 달 말쯤 제한 급수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지난 3월부터 물 사용을 제한했던 전남 완도에는 222㎜의 비가 내리면서 일대 섬 지역 평균 저수율이 기존 25%에서 63%까지 치솟아 물 걱정을 덜게 됐다. 이에 따라 완도 노화와 덥도, 보길, 금일, 소안 등 지역에 대해 8일부터 제한 급수를 차례로 해제할 예정이다.
반면 제주와 호남 일부 지역에서는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지역은 산간을 중심으로 10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순간 최대 풍속 33.3m의 강풍이 불어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한라산 삼각봉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3.3m, 제주국제공항이 자리한 용담2동에는 초속 23.3m의 강풍이 불어 지난 4, 5일 이틀간 항공편이 300편 이상 결항해 연휴 관광객들의 이동에 큰 불편을 겪었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라 한경, 한림, 구좌 등 보리 재배지에서는 400㏊가량이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고 한경, 한림, 애월 등지에서는 단호박 26㏊, 초당 옥수수 12㏊가 침수됐다.
이번 연휴 동안 제주 지역 누적 강수량은 제주 삼각봉 1013.0㎜, 자제비 764.0㎜, 가시리 388.0㎜, 서귀포 376.3㎜, 성산 259.5㎜, 제주 148.7㎜ 등이다. 특히 서귀포시는 지난 4일 268.2㎜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해 1961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은 5월 일 강수량을 기록했다.
전남에서는 순천, 고흥, 보성, 장흥, 강진 등 5개 지역에서 농작물 728㏊가 침수돼 5억39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에서는 장수군 마을주차장 축대 일부가 붕괴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복구가 완료됐다. 나무가 쓰러지거나 물이 넘치는 신고도 접수돼 소방 당국은 나무 제거 12건, 배수 지원 10건을 조처했다.
기상청은 “호남·제주 지역은 지역에 따라 약한 비가 내리다 대부분 그치겠다”며 “비가 갠 뒤 8일 아침 최저 기온이 평년보다 5~6도 낮을 전망이어서 건강과 농작물 등 관리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제주·광주·전남=김동욱·임성준·한현묵·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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