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지도자’ 김상식 감독, EASL-리그 우승 독식으로 설움 털다

[점프볼=정지욱 기자]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KGC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파이널) 7차전에서 연장까지가는 접전 끝에 100–97의 승리를 거두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GC의 플레이오프 우승은 4번째지만 사령탑 김상식 감독은 첫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5월 김승기 감독(데이원)의 후임으로 KGC의 새 감독이 된 그는 선수, 코치, 감독 시절을 통틀어 파이널 자체가 처음이었다.

과거 몇 차례에 걸쳐 타 구단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매번 무산이 되면서 ‘비운의 지도자’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KGC를 맡은 첫 시즌 동아시아 슈퍼리그 우승으로 아시아 정상에 오른 데에 이어 2022-2023 통합 우승의 영광을 이뤄내면서 비운의 설움을 모두 털었다.

김상식 감독 우승 인터뷰 전문

Q_우승 소감은
힘들었을텐데 선수들이 집중력 발휘해서 연장까지 가서 이겼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눈물이 없는데 끝나고 나니 눈물이 나더라. 오랜만에 우는 것 같다.

Q_승인은?
코치들과 어느때보다 얘기를 많이 했다. 매번 코치들과 이야기 하면서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갔는데 투입되는 선수들이 모두 잘했다.

Q_모션오펜스로 첫 시즌부터 우승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전성현의 이적으로 전력 누수가 생겨 미디어데이 때 중위권 평가받았다. 당연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선수들과 해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질책보다는 칭찬을 하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2라운드에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Q_그동안 비운의 지도자로 불렸는데, 한을 다 푼 것 같나?
그동안 몇 차례 감독 대행으로 어려운 상황의 팀을 추스르는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감독 선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실 이제는 감독 운이 없다고 생각해서 ‘여기까지 인가보다’라는 생각으로 제주도로 내려가려고 했다. 농구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기회를 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다. 내 자신에게도 감격스러운 우승이다.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하다.

Q_코치들도 큰 힘이 됐을텐데.
물론이다. 최승태, 조성민 코치의 도움이 컸다. 처음에는 내가 어떤 농구를 추구하는지 모르니까 서로 알아가면서 물어볼 부분이 있으면 바로 얘기하달라 했다. 코치들이 좋은 의견을 내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Q_선수-지도자 경력에서 첫 파이널이었는데 어땠나?
우승했지만 이기고 오는 과정에서 이게 보통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승한 감독님들 대단하다. 체력,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선수, 코치들 덕분에 힘낼 수 있었다.

Q_졌지만 상대 팀 김선형의 퍼포먼스가 엄청났는데?
어마어마한 선수다. 3점슛, 드라이브, 어시스트까지 모두 해냈다. 대단하다. 박수쳐주고 싶다. 우리가 승리했지만 김선형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Q 경기 마지막에 양희종을 투입했는데?
부상 당했지만 마지막은 코트 위에서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투입을 했다. 양희종이 해준 몫이 크다. 내가 강하게 하면 희종이가 부드럽게 선수들을 대해주고, 내가 부드러울 땐 희종이가 강하게 했다. 베테랑으로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중간역할을 잘했다.

Q_향후 계획은?
좀 쉬고 싶다. 선수들에게 영향이 갈까봐 힘든 내색을 안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7개월 간 대장정을 치렀다. 쉬고 싶다.

#사진=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