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초청해 9가지 한식·경주법주 대접, 2시간 친교 만찬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남동 관저 만찬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기시다 총리 부부를 상대로 주최한 관저 만찬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돼 밤 9시 30분까지 이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만찬 메뉴로 강원도 횡성 한우를 이용한 갈비찜과 불고기 등 전통 한식 요리 아홉 가지와 전통 후식 세 가지, 네 가지의 기본 반찬이 올랐다. 만찬주로는 경주 특산 청주가 선정됐다. 구절판, 잡채, 탕평채, 한우 갈비찜, 우족편, 민어전, 한우 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메밀냉면이 제공됐다.
기본찬으로는 백김치, 물김치, 더덕구이, 담양 죽순나물을, 후식으로는 개성약과, 망고·식혜 등이 제공됐다. 대통령실은 구절판에 대해서는 “팔각형의 찬합에 9가지의 요리를 넣은 음식으로, 밀가루 전병에 여러 재료를 넣고 싸먹는 고급스러운 한식 요리”라고 했다.
잡채는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명절상, 생일상 등에 꼭 올라가는 요리”라고 소개하면서 충청도 속리산 능이버섯, 표고버섯, 제주도 당근 등을 재료로 썼다고 했다.
탕평채는 “미나리, 청포묵, 쇠고기, 김 등 갖가지 재료들을 잘 무쳐낸 요리로, 조선의 영조가 이를 보고 각 붕당의 인사를 고루 등용하겠다는 ‘탕평책’을 착안했다는 요리”라고 했다.
만찬 메뉴 재료로는 전국 각지의 것을 썼다. 갈비찜과 불고기는 ‘강원도 횡성 한우’로 만들었고, 민어전은 목포에서 공수한 민어를 사용했다. 대하찜은 충남 태안에서 잡은 것을 쪄냈다. 잡채 재료로 들어간 당근, 부추는 제주산을 썼다.
술은 청주인 경주법주 초특선이 올랐다. 대통령실은 “쌀 표면을 79%까지 깎아내어 더욱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우리 청주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천년고도의 명주”라고 소개했다.
만찬주 선정에는 일본 술(사케)을 좋아하는 기시다 총리의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지난 3월 도쿄 만찬에서 만났을 땐 일본산 맥주와 히로시마산과 한국산 소주를 마셨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 부부에게 “55년 전 외빈을 맞이하는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지어졌던 곳”이라고 관저를 소개했다고 전했다.
김 홍보수석은 “양국 정상은 만찬에서 한일 양국 문화와 스포츠 등 관심사를 공유하고 환담을 나눴다”며 “오늘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이달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좋은 말씀을 기대한다’고 제안했으며, 윤 대통령 또한 반갑게 화답했다”고 했다.
한편 김 여사와 유코 여사는 이날 진관사 수륙재(水陸齋) 의식을 함께 관람하고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수륙재는 조선 태조가 고려 왕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온 세상의 외로운 영혼들에게 불법과 음식을 베풀어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 불교의식”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여사가 참여한 이 행사를 동희스님이 진행했고, 그가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여러 차례 다녀갔던 일화 등이 만찬 중 언급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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