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기시다, 강제동원에 "혹독한 환경…가슴 아프게 생각"

정지형 기자 2023. 5. 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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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과거사 언급
후쿠시마 오염수, "건강 해치는 방류 인정 안 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를 두고 "당시에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서는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은 통역에 기초한 기시다 총리 기자회견 발언 전문.

▶윤석열 대통령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오늘 이렇게 3월에 윤 대통령을 도쿄에서 맞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서울을 방문하여 셔틀 외교를 본격화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에 양자 방문에 즈음하여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수단에서 일본 국민들이 대피할 때 목숨이 위태로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국이 큰 도움을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3월에 윤 대통령께서 나타내신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일한관계의 강화를 원하는 강한 마음을 저도 공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윤 대통령과 연대하고, 또 G7 정상회의를 향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누고자 이렇게 조기에 방한을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3월 회담에서 양 정상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이 두 달 사이에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면에서는 지난 2일 인천에서 재무장관회담이 7년 만에 개최돼 재무 대화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금융, 관광, 문화예술에 이르기끼지 폭넓은 분야에서 대화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 통제 당국 간 대화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서 그 결과 일본 정부로서 한국을 그룹A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새로 출범한 경제안보협의회 첫 번째 회의가 지난 3일에 양국의 국가안보 당국의 장 사이에서 실시됐으며, 공급망의 견고화 등에서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외무, 방위 당국에 의한 안보 대화도 5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일한중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의장국인 한국의 추진 방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민간, 특히 경제계 교류도 힘있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의원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양국의 미래세대 간 교류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한국과 제네시스 프로그램의 대면 교류를 전면적으로 재개하고, 교류 인원수를 작년도 대비 2배로 늘릴 방침을 결정하여 윤 대통령께 공유드렸습니다.

일한 양국 사이에 지속적으로 성의 있는 소통을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가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입니다. 일본은 IAEA의 리뷰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 있는 설명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만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분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해 주실 수 있도록 이번 달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시찰단의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의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을 말씀드립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께서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에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에 의한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당시에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일한 양국 간에는 수많은 역사와 경우가 있습니다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의 저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정세를 보더라도 양국 간 협력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윤 대통령의 앞선 국빈 방미 성공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일미동맹, 한미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의 안보협력을 통해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작년 11월에 일한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전되어 있음을 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일한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더욱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납치 문제에 대해서 윤 대통령께서 다시 한번 강한 지지를 표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셔틀 외교는 계속됩니다. 보름 후에는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은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의제로 삼게 될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여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윤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하였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3월에 큰 한 걸음을 내디딘 일한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본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은 히로시마에서,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의 장을 포함해서 윤 대통령과 자주 만나서 신뢰 관계를 심화시키면서면 일한관계 강화의 기운을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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