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을 보석으로!…김은중호, U-20 월드컵 '2회 연속 4강 도전'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전 세계 '축구 원석들의 경연장'인 2023 국제축구(FIFA) 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 진출을 향한 대장정에 나선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1명의 태극전사는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U-20 월드컵 전지훈련 캠프지인 브라질 상파울루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상파울루에서 담금질을 이어간 뒤 현지시간 17일 오전 '결전지' 아르헨티나 멘도사로 이동한다.
올해 U-20 월드컵은 애초 인도네시아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내부에서 유럽 예선을 통과한 이스라엘의 입국을 반대하는 무슬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FIFA는 단호하게 개최권을 박탈한 뒤 지난달 아르헨티나를 새로운 개최지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번 U-20 월드컵은 현지시간 5월 20일 개막해 6월 11일까지 아르헨티나의 4개 도시에서 치러진다.
애초 U-20 월드컵은 2년마다 열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021년 대회가 취소되면서 올해 열리게 돼 4년 간격으로 벌어졌다.
갑작스럽게 개최지가 바뀌면서 '김은중호'도 대회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기후와 시차에 맞춰 훈련 계획을 세웠지만 개최지 변경으로 전면적인 계획 수정에 나섰다.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로 겨울에 접어들고, 시차도 12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터라 부랴부랴 동계 훈련복을 챙기고, 아르헨티나 현지 훈련장 사정을 고려해 훈련 시설이 그나마 나은 브라질 상파울루로 전지훈련지를 바꿔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준비를 마친 김은중호는 상파울루에서 열흘 동안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17일 아르헨티나 멘도사로 이동해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3시 예정된 '강적' 프랑스와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준비에 들어간다.
쉽지 않았던 한국 축구의 U-20 도전사
한국 축구의 역대 U-20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정정용호'가 작성한 준우승이다. 이에 앞서 한국 축구가 U-20 월드컵 4강에 들었던 것은 1983년 멕시코 대회(4위)가 유일했다.
처음 4강에 들고 또다시 4강에 진출하는 데 무려 36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한국 축구는 올해 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 진출'의 기적 같은 스토리에 도전장을 내민다.
1977년 튀니지에서 열린 1회 대회부터 1995년 카타르 대회까지 출전국이 16개국이었지만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부터 참가국이 24개 팀으로 늘면서 대회 규모도 커졌다.
애초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8강→4강→결승의 단계였지만, 1997년 대회부터는 조별리그 통과 이후 16강전을 한 차례 더 치러야 해 한국 축구의 '4강 신화' 재현도 한층 어려워졌다.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8강전에서 브라질에 1-5로 대패했던 한국 축구는 이후 두 차례 본선 진출 실패(1995년·2001년)와 3차례 조별리그 탈락(1993년·1997년·1999년)으로 좌절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에서 16강을 맛본 한국은 2005년 네덜란드 대회와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부진한 뒤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홍명보호가 8강까지 진출했지만 4강행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2011년 콜롬비아 대회(16강), 2013년 터키 대회(8강)에서 선전했다.
이후 2015년 뉴질랜드 대회에선 아예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가 2017년 한국 대회 16강으로 재도약의 시동을 건 뒤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마침내 36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에 성공했다.
2019년 대회에서는 이강인(마요르카)이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을 받는 기쁨도 맛봤다.
김은중호의 지상 과제…'2개 대회 연속 4강 달성'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월드컵 대표팀의 목표는 4년 전 '정정용호'가 달성했던 4강 재현에 맞춰진다.
다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U-20 대표팀 선수들의 연령대가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기 힘들어서 '경기 감각 유지'가 쉽지 않아서다.
김은중 감독 역시 "우리나라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한다. K리그에서도 R리그(2군 리그)가 사라지면서 이들이 뛸 기회가 더욱 줄었다"라며 "한 달여 동안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했는데 여전히 90분을 충분히 소화할 '경기 체력'에도 문제가 있다"고 걱정했다.
김 감독은 이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를 현실적인 목표로 정한 뒤 프랑스와 치를 조별리그 F조 1차전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전력 분석도 프랑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두라스와 감비아는 대회 개막 이후 현지에서 '현미경 분석'에 나설 작정이다.
김 감독은 "유럽은 U-21 클럽 리그가 잘 갖춰져 있다. 선수들도 한 시즌에 40여경기 이상 치른다"라며 "이런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11월 스페인에서 열린 6개국 친선대회에 프랑스, 잉글랜드, 일본 등이 참가해서 현지에서 지켜봤다"라며 "프랑스를 상대로 일본이 맥도 못 췄다. 프랑스는 윙포워드를 연령대별로 계속 키워내고 있다"고 부러운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U-20 월드컵은 A대표팀의 FIFA 랭킹과 성적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원석들의 대잔치'인 만큼 선수들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면 상위권 성적도 가능하다.
김은중 감독 역시 4-3-3 전술을 기본으로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펼쳐 차곡차곡 4강까지 치고 나가겠다는 각오다.
김은중호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3시 프랑스와 1차전을 치른 뒤 26일 오전 6시 온두라스, 29일 오전 6시 감비아와 차례로 맞붙어 16강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말비나스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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