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시다 징용발언에 "진정성에 감사"…대통령실 "조율없었다"(종합)

정지형 기자 2023. 5. 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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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강제동원 "가슴 아프게 생각"에 사의
대통령실 "과거 문제 사전에 조율 없어…기시다의 인식"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소인수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한국이 먼저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며 "한일 미래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를 두고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내놓은 과거사 발언이 사전에 양국 간에 조율된 사항은 아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나 회담 전 일본과 한국 참모진들이 과거 문제를 협의하거나 사전에 조율한 적은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올 때 나름대로 생각한 본인의 인식 그리고 발언을 준비했다가 자발적으로 말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봤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시다 총리가 한일 과거사에 대한 일본 입장 정부를 다시 정리하고, 지난 3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에 공식 반응을 내놨다고 보고 있다.

1998년 10월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담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고 이런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강제동원 해법을 두고 기시다 총리는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이 대목에 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기서 '많은 분'은 판결금을 수령한 징용 피해 유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달 말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과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참배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제안도 일본 측이 먼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양국 정상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 측에서 전문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한 것도 일본이 한국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고려한 조처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협의가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번 달 안에는 파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증이 아닌 시찰로는 오염수 문제를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단순히 둘러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국민의 건강과 불안을 초래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점을 미뤄볼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질이나 성분도 함께 조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도 않았고 논의도 오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워싱턴 선언'으로 만들어진 핵협의그룹(NCG)에 "일본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간 NCG가 정착되고 활성화된 이후에 한미일 간에 확장억제를 추가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만든 NCG 자체를 3자나 4자로 확대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통령실은 일본 정부가 '제네시스 프로그램'으로 다른 국가 청년에게 유학이나 연수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에 상응하는 일본 학생 초청 장학금 제도를 교육부에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양국 국민 간 여행객 증가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항공편을 2배 이상 증설하는 것에도 빨리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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