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징용 피해자에 "가슴 아파"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5. 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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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 공동기자회견
"혹독한 환경서 힘든 경험"
기시다 강제징용 유감 표명
역사인식 日역대 내각 계승
尹 "과거사 완전정리 해야
협력 가능하다는 인식 안돼"
日 강진 피해에 위로 전해

◆ 한일 정상회담 ◆

12년만에 셔틀외교 완전복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2년 만에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시키며 한일 관계 개선이 본격적인 국면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향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된 많은 분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을 한 후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듣고 "한국이 먼저 요구한 바 없는데 이렇게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이는 한일 미래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입장 표명을 주로 했다면 윤 대통령은 현안과 미래 협력 위주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아가야 한다는 데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면서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간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 수도권은 물론 지방과 일본 간 항공 노선 확대, 우주와 양자,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분야의 공동 연구와 연구개발(R&D) 협력 추진의 뜻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수출 통제 등에 대해 당국 간 대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 일본 정부는 한국을 '그룹A'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한일 및 한·미·일 공동 대응을 천명하며 "다가올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 등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셔틀외교 복원을 확인했다.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양자 방문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한일 셔틀외교는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도쿄를 방문하고 52일 만인 이날 기시다 총리가 답방하면서 재개됐다. 기시다 총리는 "3월에 윤 대통령이 보여준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100여 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 이시카와현 강진으로 발생한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빠른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가 사의를 표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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