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도 연장 혈투…끝까지 손에 땀을 쥔 역대 최고 챔프전 명승부

정규리그 1위 KGC, SK 꺾고 2번째 통합 우승 달성
SK, 4쿼터 막판 4점 차 리드 못 지켜 2연패 무산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최종 7차전까지 펼쳐진 안양 KGC와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은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그야말로 '역대급' 시리즈였다.

정규리그 1위 KGC는 7일 경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SK를 100-97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거둔 KGC는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함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SK에 1승4패로 패했던 것도 설욕했다.

KGC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노린 SK의 거센 저항에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이번 KGC와 SK의 대결은 역대 최고의 챔피언결정전이라 칭해도 무리 없을 내용이 이어졌다. 시리즈 내내 긴박감이 넘쳤고, 어느 한 팀도 치고 나가지 못하는 등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두 팀은 이번 시리즈에서 한 번씩 결정적 고비를 이겨내며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왔다.

SK는 1승2패로 밀린 4차전에서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선발 제외하는 과감한 모험수를 던져 흐름을 바꿨고, KGC도 2승3패 속에 치른 6차전에서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15점 차를 뒤집었다.

2008-09시즌 이후 14년 만에 펼쳐진 7차전 끝장 승부였다. 그리고 40분의 정규시간만으로는 우승팀을 가리기에 부족했다. 연장 혈투까지 벌인 뒤에야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다.

마지막 승부에서도 두 팀은 팽팽한 시소게임(접전)을 벌였다.

1쿼터에서 24-26으로 뒤진 KGC는 2쿼터에서 오마리 스펠맨과 배병준을 중심으로 반격을 펼쳐 리드를 잡았다. 3쿼터 들어 문성곤과 배병준의 3점슛이 터지는 등 63-52, 11점 차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SK도 김선형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격차를 좁혀갔다. 김선형의 3점슛으로 69-70을 만들더니 워니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이 터져 71-70으로 역전했다.

정규리그 1위 KGC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KGC는 변준형과 오세근이 자유투 2개씩을 모두 성공시켜 74-71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기세를 높인 KGC는 4쿼터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고, 스펠맨의 3점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83-75까지 벌렸다.

하지만 승부의 추는 쉽게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SK가 최성원의 3점슛 2개를 앞세워 이를 뒤집더니 김선형의 득점까지 더해 91-87로 리드했다. 궁지에 몰린 KGC도 스펠맨의 덩크슛과 오세근의 골밑슛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5분의 연장전에서도 숨 막히는 승부가 펼쳐졌다. KGC가 91-93에서 변준형의 3점슛으로 역전한 뒤 오세근의 스틸에 이은 배병준의 2점슛으로 앞서 나갔으나 SK도 워니를 앞세워 1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연장전 종료 30여 초를 남겼을 때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됐다. 오세근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허일영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100-97, 3점 차로 벌린 KGC는 한숨을 돌렸으나 패색이 짙어진 SK는 다급해졌다. SK는 김선형과 김형빈이 연이어 던진 회심의 3점슛이 림을 외면했고, 그렇게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숨죽이며 경기가 끝나길 기다렸던 KGC 선수들은 포효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