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팰리스전 손흥민 향한 인종차별 강력 규탄 "경찰과 조사 중, 가장 강력한 대응할 것"

박찬준 2023. 5. 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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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NS
캡처=유튜브'만돌TV' '이건의 발품스토리'
사진출처=인스타 만돌TV(mandoltv).유튜브 '이건의 발품스토리'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 훗스퍼가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나섰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러운 것이다. 차별은 우리의 사회, 경기, 구단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토트넘 구단은 경찰, 팰리스 구단과 협력해 수사하고 있으며 개인 신원을 확인 중이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올 시즌 초 손흥민이 첼시전에서 인종차별을 받았던 사례처럼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사건은 6일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가 펼쳐진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다. 이날 선발 출전해 맹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은 후반 44분 아르나우트 단주마와 교체돼 나왔다. 손흥민은 시간지연을 막기 위한 주심의 지시에 따라 손흥민은 벤치 반대편에서 관중석을 지나 걸어나왔다.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석' 앞을 지나야 했다.

홈 팬들의 '나이스원, 쏘니!'응원가와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패배 직전의 분노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들은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그 중 일부 극렬 서포터들이 인종차별을 했다. 눈에 손을 가져가며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 행위다. 몇몇 팬들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폭력적 제스처 등을 했다. 명백한 인종차별적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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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고개 숙이거나 외면하지 않고 이들을 직시했다. 말없이 이들의 행위를 끝까지 응시하는 모습으로 맞대응했다. 매번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어이없는 인종차별적 행위에 '픽' 실소하는 듯한 모습도 잡혔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구단 안전 관련 관계자를 불러 귀엣말로 뭔가를 알리는 듯한 모습도 함께 포착됐다. 이 장면은 경기 후 팬들의 직캠과 중계화면 캡처 등을 통해 유튜브, 소셜미디어로 퍼져나갔다. 일부 팬들은 직접 찍은 영상을 SNS 태그 등으로 구단에 제보했다.

토트넘은 곧바로 화답했다.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경찰, 팰리스 구단과 협력해 수사를 이어가며 신원을 파악하는가 하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많지 않은 동양인 선수, 그것도 토트넘의 절대적인 에이스인만큼, 몰지각한 상대 서포터스의 표적이 됐다. 지난해 8월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토트넘전 도중 한 첼시 팬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다. 코너킥을 차기 위해 플래그로 걸어가는 손흥민을 바라보며 눈을 옆으로 찢었다. 트위터 등 SNS에 사진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첼시 구단은 해당 남성 팬을 영구 출입 금지를 시켰고, 최근 런던치안법원을 통해 벌금 726파운드(약 113만원)와 함께 3년간 축구장 입장금지 처분을 받았다. 웨스트햄 팬들과는 악연이 많은데, 2018년 10월 손흥민에게 "불법복제 DVD를 파는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웨스트햄 팬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고, 지난 2월에는 웨스트햄을 상대로 5호골을 넣고, 한 팬이 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댓글을 올렸다. 영국축구협회와 토트넘 구단이 공식 성명을 내며 규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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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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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인 지난 1일 리버풀전에선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마틴 테일러가 손흥민이 코디 각포를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마셜아트(무술)을 하고 있다"고 조롱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스카이스포츠 측이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토트넘의 홈구장에서 또 다시 인종차별이 나왔다. 손흥민은 과거 인종차별에 대한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내가 인종차별을 당한 사실을 모두가 안다. 인종차별에 대해선 따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한 인간으로서 축구를 한다. 어떤 나라, 어떤 인종인지는 중요치 않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의연한 대처로 인종차별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 팰리스에 1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8일 브라이턴전(2대1 승) 이후 한 달여 만에 승리를 더한 토트넘(17승6무12패·승점 57)은 6위로 올라섰다.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맨유(승점 63)와의 승점차도 6으로 좁혔다. 하지만 맨유가 토트넘 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른만큼,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의 통계 분석 전문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토트넘이 4위 안쪽으로 진입할 확률을 1% 미만으로 봤다. 손흥민은 이날 4-4-2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서 8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적인 롤보다는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아 팀 승리에 일조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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