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염수 韓 시찰단 파견"…기시다 "강제동원, 가슴 아파"(종합)

최동현 기자 나연준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5. 7. 20: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일 정상, 北핵 '중대한 위협' 공감대…G7서 한미일 공조 강화
尹 "우주·양자·AI·바이오 협력 추진…한일 '반도체 공급망' 구축"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서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나연준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한국 전문가 그룹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가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달 말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국의 실질적 확장억제(핵우산)와 한미 간 고위급 핵협의그룹(NCG)을 담은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일본이 NCG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尹 "오염수 검증할 韓 시찰단 파견"…기시다 "韓 우려 인식"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총리와 102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해서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한국 전문가의 참여 세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한국 내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리뷰를 받고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 있는 설명을 해나갈 생각이지만, 한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해 줄 수 있도록 이번 달에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한국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방식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찰단 파견을 저희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한국 측과 소통을 하면서 한국의 많은 분들의 우려, 불안감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유코 여사와 함께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기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힘들고 슬픈 경험, 가슴 아파"

기시다 총리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해당 언급이 '개인 의견'이라고 한정했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나 '반성'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과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이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으로 '제3자 변제'를 결단한 것에 대해 "감명을 받았다"며 "일한 양국 간에 수많은 역사와 경우가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선인(先人)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의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질의응답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언급을 한 이유에 대해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일단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겠다"며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19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현재 (강제동원 피해자) 15명의 승소자 중에 10명이 판결금을 수령한 상태"라며 "정부는 남은 분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절차 진행하고 충분한 소통 해가면서 해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협력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북핵 '중대한 위협' 공감대…G7서 한미일 공조 강화키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을 합의했다. 오는 19~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삼각 공조 강화를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계기에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프놈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한 실현 방안이 당국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일미동맹과 한미동맹, 일한미의 한보협력을 통해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일한미 정상 회의를 개최해 논의를 더욱 심화시키기로 했다"며 "북한과의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는 점에는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납치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강한 지지를 표명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실질적 확장억제(핵우산)과 한미 간 고위급 NCG 창설을 담은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일본이 NCG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희 입장에서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은 완결이 아니라 계속 문의하고 공동 기획, 공동 실행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채워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며 "먼저 이것이 궤도에 오르고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일본의 NCG 참여 가능성에 대해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해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확장억제 협의,그리고 2+2을 포함한 고위급 협의를 통한 일미 간의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과 함께 지역의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빈티지 야구 용품 액자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우주·양자·AI·바이오 협력 추진…尹 "반도체 공급망 구축"

두 정상은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그룹A) 정상화와 양국의 반도체 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구축, 한일 양국 청년 교류 등 등 경제·문화 협력의 확대도 뜻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외교안보 당국 간 안보대화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 재무장관회의 등 안보·경제 분야의 협력체가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화이트리스트의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가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이 설립하기로 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이 정식 출범 앞두고 막바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협력과 관련해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 기업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또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의 인적 교류 규모가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200만명에 육발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했다"며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가는 추세를 감안해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간 항공 노선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노력해가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는 우주, 양자, 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와 R&D(연구개발) 협력 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