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세근'은 우승 보증 수표…다시 한 번 증명한 오세근

기사내용 요약
김상식 감독 관리 속 큰 부상없이 시즌 소화
정규리그 이어 '봄 농구'에서도 에이스 면모 과시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사진 = KBL 제공)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오세근(36)이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은 우승 보증 수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KGC인삼공사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7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서울 SK를 100-97로 꺾었다.

이로써 KGC인삼공사는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0~2021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2011~2012시즌, 2016~2017시즌, 2020~2021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 챔피언 등극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정상에 선 KGC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 이후 6시즌 만에 통합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KGC인삼공사 통합 우승의 중심에 '건세근'이 있었다.

정규리그에서 큰 부상 없이 KGC인삼공사의 골밑을 지킨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층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7경기에서 평균 35분36초를 소화하며 평균 19.1득점 10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리그 최고 빅맨으로 손꼽히는 오세근이 건강했을 때 KGC인삼공사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지 못한 시즌은 2021~2022시즌이 유일했다.

다만 오세근은 프로 데뷔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정규리그 전 경기(54경기)에 출전한 시즌은 2016~2017시즌이 유일하다. 오세근 본인에게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건세근'이라는 별명이 붙은 배경이다.

오세근은 신인 시절이던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평균 17.8득점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이후부터 부상 탓에 굴곡이 많았다.

다음 시즌인 2012~2013시즌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3~2014시즌 복귀했지만, 전체적인 기록이 떨어지면서 이대로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입대 6개월 만에 조기 전역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대학시절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KBL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오세근은 숱한 위기를 딛고 2016~2017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2분38초를 뛰며 평균 14득점, 8.4리바운드, 3.4어시스트로 활약해 KGC인삼공사를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놨다. 정규리그 MVP도 오세근의 차지였다.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건세근 모드'였다. 오세근은 4강 PO,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9경기에서 평균 15.8득점 8.6리바운드로 맹위를 떨치며 KGC인삼공사의 챔피언 등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오세근은 정규리그에 이어 PO MVP까지 거머쥐었다.

시즌 뒤 두 배가 넘는 연봉에 사인하며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렸지만, 이후 또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2019~2020시즌에는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오세근은 2020~2021시즌 정규리그에서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거듭된 부상에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고, 정규리그 48경기 평균 10득점에 그쳤다. 다시 한 번 기량이 쇠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는 달랐다. PO부터 서서히 살아나더니 챔피언결정전에서 위력을 뽐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평균 20득점을 폭발하며 6강 PO부터 치른 KGC인삼공사가 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 10연승을 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세근이 부상으로 부침이 없었음에도 우승을 맛보지 못한 것이 바로 지난 시즌이다. SK에 막혔다.

오세근은 2021~2022시즌에도 건강했다. 정규리그에서 53경기에 출전해 평균 14.2득점 5.6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KGC인삼공사는 3위로 PO에 나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수원 KT를 연파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해당 시즌 정규리그 MVP였던 최준용과 안영준, 김선형, 자밀 워니를 앞세운 SK에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오세근은 PO와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5.8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SK를 막아서지 못했다.

이번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4강 PO에 직행한 KGC인삼공사가 고양 캐롯을 3승 1패로 격파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후 오세근은 "SK와 붙고 싶었다. 지난 시즌에 실패했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실패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김상식 감독의 관리 속에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다. 베테랑 오세근을 믿고 몸 관리를 자율에 맡겼다. 선수가 요청하면 벤치로 불러들여 쉴 수 있도록 했고, 경기 중 같은 시간을 뛰어도 중간에 꼭 휴식을 부여했다.

효율적으로 몸 관리를 한 오세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 출전해 평균 27분21초를 뛰었고, 13.1득점 6.4리바운드로 활약하며 KGC인삼공사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노련미가 더해지고 3점슛까지 장착하면서 상대가 더욱 힘겨워하는 빅맨이 됐다.

4강 PO 4경기에서 평균 11.8득점 6.5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가공할만한 위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 외국 선수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나란히 2위에 오른 변준형, 오마리 스펠맨이 챔피언결정전 들어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세근이 매 경기 안정감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KGC인삼공사 우승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1~3차전에서는 매 경기 20점 이상씩을 쏟아부었다. KGC인삼공사가 벼랑 끝에 몰린 6차전에서는 4쿼터에 쐐기 3점포를 터뜨리는 등 18점을 올려 변준형, 대릴 먼로와 함께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7차전에서도 위력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고비마다 득점을 올리면서 20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의 아픔을 완벽하게 털어내면서 5번째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4번째 우승 반지를 끼웠다. '건세근'이면 우승한다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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