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실전이다”… 누리호 ‘진짜 손님’ 싣고 우주로 향한다

이진경 2023. 5. 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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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발사 예정 막바지 점검
1·2차 발사는 성능시험 등 목적
3차엔 실용위성 8기 싣고 ‘비상’
위성 실린 3단 결합하면 47.2m
3단 조립은 15∼21일 작업 진행
성공 땐 독자 우주수송 수단 확보
韓, 위성발사 서비스 제공국 부상
지난 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탑재될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정밀장비가 있는 만큼 위성보관동은 청정실로 관리된다. 누리호에 실릴 예정인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위성과 우주전문기업 루미르의 큐브위성, 누리호 3단 엔진과 껍질인 페어링 등도 위성보관동에 자리했다.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제없이 진행 중인 상태”라며 “위성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1·2단 결합이 끝난 누리호가 대기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3차 발사예비일을 20여일 앞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은 준비 현황을 언론에 공개했다. 기자단이 방문한 우주센터 조립동과 위성보관동, 발사대에서는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위한 만반의 작업이 긴장감 속에 진행되고 있었다. 항우연 연구진과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진, 위성 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머무르며 막바지 조립과 시험으로 분주했다.

위성보관동은 누리호 3단에 위성을 장착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누리호에는 총 8개 위성이 실리는데, 이날까지 모든 위성이 센터에 도착했다.

이들 위성은 누리호 3차 발사의 핵심이다. 이전 1, 2차 발사는 발사체 성능 시험이 목적으로, 연구나 시험을 위한 성능검증위성과 모형위성이 실렸다. 이번에는 실제 과학 임무를 수행하는 실용위성이 실린다.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 임무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 처음으로 ‘실전’에 들어가는 것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처음 손님 받아 모시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주탑재위성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만든 차세대소형위성 2호로, 550㎞ 고도에서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주·야간 지상관측이 가능한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기술을 검증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발사예정시간(24일 오후 6시24분)도 차세대소형위성이 임무 수행에 필요한 궤도 도착 시각을 고려한 것이다.

부탑재위성으로는 큐브 편대위성 도요샛 4기(근지구 우주환경 관측)와 민간기업 카이로스페이스(지표면 편광 측정을 통한 기상현상 관측)·져스텍(광학탑재체 관측영상 획득)·루미르(우주방사능 측정)가 개발한 큐브위성 각각 1기가 있다. 위성들은 누리호 3단 상부에 장착돼 우주로 날아가 정해진 궤도에 도달하면 20초 간격으로 차례대로 분리되고, 6개월∼2년간 임무를 수행한다. 도요샛 위성 관측 자료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공유해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립동은 위성보관동과 별도 건물이다. 3360㎡(약 1016평) 넓이의 공간에 들어서면 태극기가 눈에 띈다. 그 아래로 1·2단이 결합한 거대한 누리호가 대기 중이다. 3단에 위성 탑재를 완료하면 이곳으로 옮겨와 2단과 연결, 누리호는 47.2m ‘완전체’가 된다. 원유진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누리호 전체 조립에 12개월 정도 걸렸다”고 설명했다.

3단 조립은 15일쯤 시작해 21일까지 장비 점검 등 작업을 완료한다. 발사 전날 특수차에 실려 발사대까지 약 1.5㎞를 이동한다. 나로우주센터에는 1, 2발사대 2개가 있는데, 누리호 3차 발사는 제2 발사대에서 진행된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이렉터라는 장비를 이용해 수직으로 세워진다. 바로 옆 건물 12층(48m) 높이의 녹색 구조물(엄빌리칼타워)과 연결해 사람이 직접 올라가 추진체 충전 장치 연결 등을 진행한다.

방문 당일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인부들이 발사대 하단부에서 화염온도측정 등을 위한 센서 설치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엄빌리칼타워 옆에 구덩이가 있는데, 발사체가 배출하는 화염이 빠지는 통로다. 센서로 화염 상태를 기록해 다음 발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강선일 책임연구원은 “일정에 따라 작업과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발사 직전까지 매일 뭔가는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의 최종’까지 전반적으로 기능을 점검하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누리호는 우주로 날아오르게 된다. 성공하면 대한민국은 독자 우주수송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다.

고흥=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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