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최현호 기자 2023. 5. 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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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전략 심어... 튼튼한 경기농수산 키울 것”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이 7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비전에 대해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쌀소비 감소와 지속적인 농어촌 인력난 등으로 농어민의 고민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농수산식품 판매 확대와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먹거리전략 혁신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27일 취임한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비서실장,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NH농협 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만큼 농협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원장을 만나 경기도형 친환경 학교급식, 마켓경기 온라인플랫폼, 로컬푸드 직매장 등 다양한 사업의 추진 방향과 목표를 들어봤다.

Q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에 취임한 지 1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이 있다면.

A 진흥원에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직원 개개인의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열정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행정과 현장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들을 해결하고 조정하려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더 많이 칭찬하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신임 원장으로서 주어진 시간 동안 진흥원 고유의 정체성은 더욱 확립하고, 경기도 농어민과 도민에게 사랑받는 진흥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30여년의 경험과 지혜를 모두 모아 매진할 것이며, 훗날 진흥원의 성장과 비상에 기여한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Q 진흥원은 도내 농수산식품 판매, 정책 지원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도내에서 진흥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진흥원은 도민과 농어민 상호 복리증진에 기여하고, 경기도의 먹거리 전략을 실행한다는 명확한 미션과 비전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진흥원은 도민과 농어민에 대한 먹거리 전략 실행기관이다. 먹거리 전략의 실행은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활동가, 시민단체, 전문가 그룹,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진흥원은 농어민이 참여 주체가 되고, 낮은 곳과 소외받는 곳까지 두루 살펴 경기도 농수산물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선순환하는 경기도 먹거리 플랫폼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다.

Q 올해 진흥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들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최우선 역점 사업은 역시 경기도 친환경학교급식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먹거리만큼 기본적이고 예민한 것도 없다. 그것도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것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걱정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농민, 먹거리운동 단체, 시민사회의 오랜 요구와 노력으로 이뤄진 학교급식은 아이들에게 공적인 영역의 먹거리 기본권이다.

경제적인 논리로 기업의 이윤이나 투자 가치의 효율성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한 사업의 영역이 아니다. 왜냐하면 친환경농산물과 생산자를 보호해야 하고,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으로 아이들의 균형있는 성장과 바람직한 식생활을 교육해야 한다. 또 이 땅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함께 일깨워 줘야 하는 생명, 보건, 환경, 복지 등 공공교육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Q 36년간 농협에서 쌓아온 경험 등과 연계해 경기도 지역먹거리의 판매 촉진, 확대 등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A 경기도에는 친환경, G마크, 농촌융복합식품, 전통식품, 로컬푸드 등 신선하고 건강한 지역 농산물들이 있지만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해 상품을 구매하기에는 판매구조가 많이 취약하다. 플랫폼으로서 진흥원은 온라인 쇼핑몰 마켓경기와 로컬푸드 직매장, 경기농산물 전용관 등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 농산물의 유통과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을 고려하면 상품과 접근 가능한 유통매장이 너무 불충분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30여년 농협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농협유통센터,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공판장 등 농협의 유통매장들과 진흥원 마켓경기를 연계하는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구축해 경기도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먹거리의 선순환과 함께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신뢰하며,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망을 만들겠다.

Q 진흥원은 친환경 학교급식, 공공급식 지원에 대한 역할이 큰데, 이에 대한 발전 및 확대 계획이 있다면.

A 현재 경기도의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은 친환경학교급식, 군급식, 임산부친환경농산물꾸러미, 어린이 건강과일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을 단순히 사업의 영역으로 접근하면 얼마나 많은 양을 몇 명에게 공급했는지가 가장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량과 참여 인원이라는 공급실적 이전에 학교급식이든 공공급식이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면, 친환경농산물 등의 생산관리체계와 농가 조직체계가 선행적으로 탄탄하게 구축돼야 한다.

진흥원은 시·군 단위의 주요 생산품목, 작물 생육상태, 작황, 생산가능량 등 생산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해 계획생산체계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농가 역량강화를 위한 현장교육과 지역 단위 생산자 단체모임을 정기적으로 추진해 현장의 상황을 공유하고,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 현장의 생산관리능력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은 그 범위와 영역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며, 진흥원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Q 진흥원이 가지고 있는 문제 혹은 애로사항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A 첫째, 정체성의 확립이다. 진흥원의 정체성은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중간조직으로 경기도 농수산물 플랫폼이다. 도농교류, 도농상생, 농어촌 활력, 먹거리 전략, 안전성 관리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접근해야 하고 전문성과 실무능력이 요구된다. 행정, 시민사회, 지역사회 등과의 지속적인 협업과 직원의 직무역량 강화를 통해 진흥원을 브랜드화 하고 싶다.

둘째, 도민의 신뢰성 회복이다. 지난해 진흥원은 예상하지 못한 친환경 감자 저장용기의 잔류농약 검출로 학부모, 영양교사,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언론으로부터 날 선 비판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후쿠시마 해양 오염수의 방류 결정 등으로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도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도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생산부터 유통단계별로 철저하게 안전성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셋째, 참여 주체들 간의 관계성 강화다. 열린 마음으로 지역을 중심으로 먹거리와 관련된 요소들을 연계시키고, 공동체를 회복시켜야 한다. 넷째, 직원의 행복감 증진이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존중과 함께 과정 중심의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하고, 계약직 직원의 고용 안정화를 위해 관련 기관과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다.

Q 끝으로 도민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A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도민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을 잘 알고 있다. 매일매일 먹는 식재료에도 지갑 열기가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비슷한 것이 있으면 싼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비싸도 적정한 가격으로 지역 농산물을 구입했으면 좋겠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경기도 농업과 농산물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든든한 소비자가 돼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최현호 기자 wti@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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