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휘는 가정의 달 "외식조차 망설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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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사는 직장인 차모(47) 씨는 이달 달력을 보고 근심에 빠졌다.
5일 어린이날 이미 아이들을 위해 큰 지출을 한 데 이어 8일 어버이날과 석가탄신일 대체휴무 등 연휴까지 다가오면서 지출 계획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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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 챙기지 않는 직장인도 속출 "선물 안 하기로"
대전 서구에 사는 직장인 차모(47) 씨는 이달 달력을 보고 근심에 빠졌다. 5일 어린이날 이미 아이들을 위해 큰 지출을 한 데 이어 8일 어버이날과 석가탄신일 대체휴무 등 연휴까지 다가오면서 지출 계획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차 씨는 "어버이날 지출 규모는 어린이날보다 크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갈 고급 레스토랑과 용돈을 비롯한 선물 등 준비할 게 많다"며 "주말과 연휴엔 지인 결혼식도 있어 생각지도 못했던 지출을 또 해야 한다. 지갑은 얇은데 계속 돈 나갈 일만 생겨 막막하면서도 속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을 위한 지출이 잇따르면서 직장인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가계 형편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 기념일 선물, 주말·연휴 외식 등 경비 지출마저 더해져 경제적 부담과 함께 근심도 늘고 있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5월 가정의 달에 직장인의 평균 지출 비용은 155만 원이다. 설문에 참여한 인원의 약 80%는 이같은 지출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10.80)가 2021년 동월(107.4) 대비 3.4%포인트 높은 점을 감안하면, 2년이 지난 현재 평균 지출 규모는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7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번 주말 동안 예상보다 많은 지출을 하게 된 시민들의 경험담이 다수 게시됐다.
중구 은행동에 사는 한 게시글 작성자는 "어린이날엔 아이 둘을 데리고 롯데월드에, 토·일 주말엔 양가 부모님을 포함한 온 가족과 충남 아산 쪽으로 온천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작년에도 같은 루트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보냈는데 지출 차이가 2배는 난 것 같다. 눈물을 머금고 결제했다. 여름 휴가는 꿈도 못 꿀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주말 동안 비가 와서 그나마 외부지출이 줄었다", "외식 포기하고 집에서 배달시켜 먹었는데 그 값도 엄청났다. 치킨 한 마리 3만원 시대" 등 댓글이 쏟아졌다.
또 석가탄신일 대체 휴무일 등 연휴엔 결혼식, 돌잔치 등 행사가 많이 잡혀,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게 된 시민들의 호소도 적지 않았다.
대학원생 김모(29·유성구 봉명동) 씨는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행사의 달이지 않나. 특히 이번에는 대체 휴무로 연휴가 생기면서 결혼식, 돌잔치 등 행사가 더 많이 잡혔다. 금·토·일 내내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버이날 용돈, 선물을 다 드리고 났더니 통장이 말 그대로 '텅장'이 됐는데 남은 행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경제적 부담이 크게 증가하자 아예 기념일을 챙기지 않고 소비를 줄이는 직장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32·서구 탄방동) 씨는 "가정의 달은 돈 쓸 때가 워낙 많아 끝도 없다"며 "올해는 아예 기념일을 챙기지 않기로 결심했다.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이번 어버이날은 집에서 같이 식사하는 것으로 갈음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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