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그만 돕고 이젠 돈 벌 때"…자취 감추는 무급가족종사자

최다인 수습기자 2023. 5. 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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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계에서 별도의 월급을 받지 않고 가족의 경영을 돕는 이른바 '무급가족종사자'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자영업계가 공공요금 폭탄까지 직면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자 무급으로 근무했던 일가족 구성원들이 가족경영을 뒤로 한 채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같은 자영업계의 증감 부침 속 무급가족종사자의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데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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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대전 지역 무급가족 종사자 지난해 3월 1만9000명→올 3월 1만7000명
코로나19 이후 고용인 없는 자영업자 늘다 소득 증가 위해 가족까지 취업 나서
대전 서구의 한 음식점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다인 수습기자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대전 대덕구의 한 식당에서 부모님과 함께 장사했던 임모 씨(34)는 현재 화장품 가게 판매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가게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매출에 별다른 변화가 없자 생계비를 보태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임씨는 "식당 경영난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매출 상승만을 기다릴 순 없어 월급직 취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자영업계에서 별도의 월급을 받지 않고 가족의 경영을 돕는 이른바 '무급가족종사자'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자영업계가 공공요금 폭탄까지 직면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자 무급으로 근무했던 일가족 구성원들이 가족경영을 뒤로 한 채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 무급가족종사자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3월 기준 1만 7000명이었다가 2020년 3월 2만 2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감소세로 전환, 2021년 3월 2만 명, 2022년 3월 1만 9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올 해엔 3월 기준 1만 7000명으로 감소했다. 지역 무급가족종사자의 감소폭이 매년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대전 지역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19년 14만 명 → 2020년 13만 9000명 → 2021년 13만 1000명으로 줄다가, 지난해엔 14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올 해엔 3월 현재 13만 9000명으로 다시 줄었다.

이같은 자영업계의 증감 부침 속 무급가족종사자의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데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가족종사자로 대체됐다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 악화로 결국 폐업, 이직 등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르고 하반기에도 상하수도, 가스 등의 인상이 예정되자, 무급가족종사자들이 가족 사업에서 손을 떼고 고정적인 수입을 안겨다주는 월급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이 일차적으로 고용인을 없애고, 공공요금 인상까지 덮치면서 함께 일하던 가족들이 돈을 벌러 나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며 "무급으로 근무하는 가족종사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자영업계의 규모가 움츠러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영업계 영세화는 지역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만큼 경제 분야의 다각도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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