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때마다 다른 혈압, 나 고혈압맞아?...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이용권 기자의 Health 이용권]
정확한 혈압은 기상 후, 취침 전 각 2차례 측정 평균
혈압약 복용자 70%는 평생… 적정 체중, 규칙 운동 시 중단하기도
고혈압인데 생활습관 개선 어려우면 혈압약 복용이 유리
혈압약 종류 많고 부작용도 있어 전문가 상담 필수
중년들의 상당수는 혈압약을 먹어야 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한다. 혈압 수치가 높으니 걱정은 되지만, 혈압약을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탓이다.
본인이 혈압이 높은지 낮은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주위에 혈압 측정기는 많지만, 측정할 때마다 매번 다른 수치가 나올 때가 많아 본인의 혈압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게 나와 혈압약을 먹는다고 해도, 약의 종류도 많고, 누구에겐 잘 듣지만 잘 듣지 않는 경우도 있어 선택도 혼란스럽다.
오는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의 날이다. 세계고혈압연맹( World Hypertension League)이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한 날이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고혈압 자체보다 뇌경색, 뇌출혈 등 뇌졸중과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증, 실명,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중년이라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에 대해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혈압 체크부터 정확히…등받이 의자에 앉아 측정…아침 기상 후와 저녁 잠들기 전 좋아
흔히 병원에만 가서 혈압을 재면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사람이 있다. 혈압은 측정 환경, 측정 부위,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므로 표준적인 방법으로 여러 차례 측정하는 게 좋다.
집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검증된 자동 혈압계를 사용하고, 측정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아 위팔은 심장 높이에 위치시키고 최소 5분간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 다음 여러 번 측정하는 게 좋다. 가급적 조용한 장소를 권한다. 또 측정하기 30분 이전에는 흡연이나 카페인 섭취를 피한다.
측정 시기도 중요하다. 혈압을 측정할 때에는 아침, 저녁 각각 두 번씩 측정해 비교해 보는 것이 권고된다. 통상적으로 저녁은 아침보다 20~30mmHg이 높다. 아침 측정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후, 아침 식사 전, 고혈압약 복용 전이 가장 좋다. 저녁에 측정 할 경우 잠자기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 잰다. 사람의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김태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40세 이상이거나 비만, 고혈압 가족력,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은 매년 진료실에서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 발생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할까…본인 관리에 따라 결정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건강체질의 경우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이처럼 건강 관리에 뛰어난 중년은 혈압 자체가 높을 리 없다. 이동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 정상 혈압이 유지되면 굳이 약을 안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생활습관 개선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혈압약을 먹는 것이 좋다"며 "비록 혈압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혈관 손상을 막을 수 있고 고혈압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혈압이 높은데, 본인이 건강 관리에 대한 노력과 투자가 적다고 판단되면 혈압약을 복용하는 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 약제를 복용하다가 혈압이 조절돼 약제를 끊은 환자의 약 70%에서 고혈압이 다시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며 "결국 고혈압 약제는 70%의 확률로 평생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 하지만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혈압약 복용을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며 "평소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 염분 섭취량 감소에 신경 쓴다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약제 복용량 감소의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혈압 약은 어떻게…본인에게 맞는 약이 찾아야
혈압약은 대표적으로 이뇨제, 교감신경 차단제, 칼슘채널 차단제, 알파차단제 등이 있다. 이뇨제는 우리 몸의 수분과 염류 배설을 촉진해 혈장량을 감소시키고 강압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다만, 부작용으로 우리 몸에 있는 칼륨이라는 전해질이 감소돼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무기력감, 다리경련,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다. 교감신경 차단제는 심장박동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 물질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어지러움증, 졸음, 시야몽롱, 수족냉증, 피곤, 우울, 저혈당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남성에서는 발기부전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생 시 전문의의 상담을 하도록 한다. 칼슘채널 차단제는 심장 세포막에 있는 칼슘채널을 차단해 혈관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관벽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일부 약물은 심장에도 작용해 심장의 수축력을 억제하고 심박수도 느리게 한다. 비교적 발현 시간이 빠르고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장 많이 이용되는 강압제 중 하나다.
두통,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자몽 주스를 일부 칼슘 채널 차단제와 섭취하면 약물의 혈중 농도를 높여 약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파 차단제는 말초 혈관에 작용하는 교감 신경 자극을 감소시켜서 혈관 수축물질의 작용을 낮춘다. 이외에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 및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가 있다. 이는 혈관 수축 작용을 가진 물질인 안지오텐신Ⅱ의 생성이나 작용과정을 막아 혈관이 이완되도록 한다.
혈압약은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많이 개선됐지만, 개개인의 상태와 기저질환에 따라 효과가 다르고 부작용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용권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그너 ‘철수’ 선언, 진짜?…‘반신반의’ 우크라 “탄약부족 아니라 인명피해 탓” 분석
- 자택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한 50대…범인은 부인 내연남
- 이준석 “김남국, 왜 물타기 하나…코인거래, 공개시장서 실명으로 하면 문제 없어”
- 김재원·태영호 “자진사퇴 없다” 버티기…국민의힘은 ‘속앓이’
- 文 전 대통령 평산책방, ‘무급’자원봉사자 모집...“민간사업장이 왜?”
- ‘60억 코인’ 김남국 “한동훈 작품” 주장에 韓 “김치코인 누가 사랬나. 국가기관 폄훼”
- [속보] 오산기지 이륙 주한미군 F-16, 평택 밭에 추락…조종사 탈출
- 20년 끈 은마 재건축, 이번엔 진짜 될까?…들썩이는 현장 분위기
- 이정재 “국민 바람 이뤄지는 나라”…尹취임 1년 국민인터뷰 공개
- [속보]기시다 용산 대통령실 도착...윤 대통령, 입구에서 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