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버크셔, 1분기에만 주식 104억달러 팔아치웠다

송경재 2023. 5. 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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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1분기 주총
영업이익 13% 늘어 81억달러
석유메이저 셰브론 등 순매도
보유현금 규모 173조로 늘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올 1·4분기 중에도 탄탄한 투자 수익을 거뒀다. 보유 기업들이 장사도 잘했고,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라 투자 수익도 좋았다. 그러나 1·4분기 중 버핏은 주식시장에서 104억달러(약 13조8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6일(이하 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총에서 1·4분기에 자체 영업실적과 투자 수익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13% 증가한 81억달러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보험사 가이코,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BNSF)를 비롯한 버크셔가 지분 100%를 소유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4분기 중 80억6500만달러로 1년 전 71억6000만달러에 비해 12.6% 증가했다.

보험 영업이익은 이 기간 1억6700만달러에서 9억1100만달러로 5배 넘게 폭증했다. 또 보험 가입자들의 돈을 굴리는 보험 투자 수익 역시 11억7000만달러에서 19억6900만달러로 68% 급증했다. 가이코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1·4분기 보험 영업에서 19억달러 세전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7억300만달러 순익으로 돌아섰다.

반면 BNSF는 에너지 부문과 함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주식 104억달러 순매도

버크셔는 보유현금도 늘었다. 지난해 4·4분기 1280억달러 수준이던 것이 1·4분기 말에는 1306억1600만달러(약 173조32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2% 조금 넘게 늘었다.

버크셔가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 그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는 1·4분기 중 석유메이저 셰브론 주식 60억달러어치를 비롯해 모두 133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그러나 이 기간 매수한 주식 규모는 고작 29억달러어치에 그쳤다. 104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운 것이다.

특히 셰브론 보유 지분 규모는 1년 사이 1억6700만주에서 1억3200만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버크셔는 대신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2021년 1·4분기 이후 가장 많은 44억달러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4·4분기 28억달러어치에 비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57% 넘게 폭증했다.

버크셔 투자포트폴리오의 약 45%를 차지하는 애플 보유지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주가는 1·4분기 중 30% 넘게 급등했다.

■"정부 적극 개입으로 대참사 피해"

버핏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 은행들의 위기와 관련, 미국 금융당국이 SVB 파산 후 고객들이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해 금융 재앙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예금 보호 한도는 25만 달러(약 3억3200만원)다. SVB 파산사태가 확산되면서 미국 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발생하며 불안감이 확산했지만 미 정부가 나서 모든 예금을 보호해주겠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은 가라앉았다.

버핏은 "당국이 그렇게 안 했다면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보험에 들지 않은 예금자들을 내버려 뒀다면 모든 은행에서 뱅크런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인간만 못해"

버핏은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세상 모든 것을 바꾸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지는 못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핏의 오랜 투자 파트너이자 '오른팔'인 찰리 멍거(99) 부회장은 버핏보다 AI에 더 부정적이었다. 그는 AI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다면서 "구식지능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다만 AI와 로봇 확산은 막을 수 없다면서 주변에서 더 많은 AI와 로봇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또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 증액 문제가 시끄럽지만 이 때문에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자리가 위협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달러는 기축통화라면서 다른 그 어떤 나라 통화도 달러를 대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버핏과 멍거는 이런 점에서 암호화폐를 세계 기축통화로 삼겠다는 생각은 그저 '우스갯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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