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구 보셨나요...육군 아빠 던지고, 공군 아들 받고, 해군 딸이 쳤다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對) ‘SSG 랜더스’전에서 특별한 시구 선수가 등판했다.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이 아니었다. 군인이었다. 1989년 육군 특전부사관 74기로 임관, 현재 부사관으로서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 꼽히는 합동참모본부 주임 원사인 어윤용 원사였다. 군인이 그중에서도 부사관이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구를 받는 포수도 군인이 맡았다. 2017년 공군 학사 138기로 임관한 어시영 대위. 그는 시구자 어 원사의 아들이다.
타자석에도 군인이 들어섰다. 이번에는 해군 중사였다. 2017년 해군 부사관 255기로 임관한 어연우 중사가 타자석에 들어선 것이다.
어 중사는 어 원사의 딸이자 어 대위의 여동생. 아버지가 육군 원사, 아들이 공군 대위, 딸이 해군 중사인 ‘육·공·해 간부 가족’이 시구, 시타, 시포 선수가 된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국방부와 키움 히어로즈가 공동으로 이 같은 이색 행사를 마련했다. 관중석에는 1993년까지 육군 하사로 복무한 어 원사의 배우자 최예린 여사가 자리를 지켰다. 부모와 아들·딸 모두가 군번을 가진 ‘찐 군인’ 가족이 이날 야구 경기의 모든 구성 요소를 채운 셈이다. 군인과 호국·보훈을 중시하는 미국에선 메이저리그(MLB)나 NBA에서 군인들이 시구자 등 주요 경기 행사 주인공으로 초청받는 일이 잦지만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흔치 않다.
어 원사는 “가족 모두가 각 군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군인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어 영광”이라면서 “이번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시구하는데 참여해 뜻깊다”고 말했다. 어 대위는 “아버지가 주임원사로서 국가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다고 느껴왔다”면서 “이번 시구행사에 온 가족이 국군을 대표해 참여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어 중사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정예 해군으로 복무하고자 하는 꿈을 키워왔다”며 “앞으로도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는 국군 장병들이 청춘을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국군 장병들에게 이번 경기 관람 좌석을 무료로 제공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육·해·공군 간부로 구성된 어 원사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로 각 군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해 대한민국을 수호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국민께 널리 알리고자 했다면서 “국군 장병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도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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