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처럼 되고 싶다면… "자신의 오비추어리 써보라"
버핏, 인생의 최종 목표 정한뒤
그에 맞춰 삶 꾸려나갈 것 권해
보유한 최고의 주식엔 애플 꼽아
'투자의 귀재'가 전한 인생지혜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올해 92세다. 그의 동지인 찰스 멍거 부회장은 올해 99세다. 이들 두 '오마하의 현인'은 6일(현지 시각)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투자 관련 조언과 인생을 지혜를 들려줬다. 버핏 등이 투자자의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주요 발언을 소개한다.
◇"오비추어리를 써라"=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당신의 부고 기사를 써라. 그리고 그에 맞게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하라"(You should write your obituary and then try to figure out how to live up to it) 고 말했다. 인생의 최종 목표를 정한 뒤 그에 맞춰 삶의 궤적을 만들어나가라는 조언이다. 버핏은 또한 "친구없이 죽은 부자들이 많다"면서 친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투자 전략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외에 돈을 빌리는 것을 피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투자할 돈이 전혀 없는데 투자에 대해 걱정하는 밤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라고 덧붙였다. 항상 금전적 여유를 가지고 대비하라는 의미다.
◇머스크의 성공 비결은 "극단 선택"=버핏과 멍거는 올해 42세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와 자신들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이들은 "머스크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성공했다"(He achieved success by going for exremes)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머스크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함으로써 성공했다"면서 "머스크가 비상식적으로 극단적인 목표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성취한 것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멍거는 "머스크는 불가능한 일을 좋아하는 반면 워런과 나는 우리가 식별할 수있는 쉬운 일을 찾는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머스크와 경쟁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멍거는 "우리는 (머스크처럼) 그렇게 많은 실패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멍거는 이어 '지연된 만족'(deferred gratification)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 AI, 인간을 뛰어넘을 것인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버핏은 "AI가 세상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멍거는 좀 더 직접적으로 AI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AI 기술에 대한 일부 과도한 기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인공지능이 아닌) 옛날식 지능이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멍거도 "우리 주변에서 더 많은 로봇 기술을 보게 될 것"이라며 AI와 로봇 기술이 확산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SVB, 재앙이 됐을수도"=버핏은 지난달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관련해선 "고객들을 그대로 놔뒀더라면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SVB 파산으로 인해 은행 고객들이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함으로써 금융 재앙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예금 보호 한도는 25만 달러(약 3억3200만원)로, SVB 사태가 불거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발생하며 불안감이 확산했지만, 미 정부가 나서 모든 예금을 보호해주겠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은 가라앉았다.
버핏은 "당국이 그렇게 안 했다면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보험에 들지 않은 예금자들을 내버려 뒀다면 모든 은행에서 뱅크런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은행 경영자들이 파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려움은 언제나 전염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은행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예금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뛰어나다"=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한 이유에 대해 "애플은 우리가 소유한 어떤 기업보다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과 함께 2대의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의 예를 들어 애플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이 소비자가 3만5000달러(약 4600만원) 상당의 두 번째 자가용이나 1500달러(약 200만원)짜리 아이폰 중 하나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경우 대부분 두 번째 자가용을 처분하고 아이폰은 계속 보유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아이폰은 대단히 뛰어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수년 전 애플 지분 중 일부를 회계적인 이유로 정리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멍청한 결정이었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에 대해 "엄청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반영하듯 자신은 "대만보다 일본에 투자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한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장악할 생각은 없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지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분은 더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1분기 순이익 500%이상 증가"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355억 달러(악 47조1000억 원)의 순수익을 거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탓에 타격을 입은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인 55억8000만 달러(약 7조4000억 원)에서 50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 등 각종 투자로 17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의 경우 348억 달러(약 46조2000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버핏 회장은 회계 규정상 당기순이익에는 실현되지 않은 수익까지 반영된다는 점을 들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기업의 성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기업의 본질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영업이익이 당기순이익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버핏 회장의 지론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억7천만 달러(약 10조7천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억4000만 달러(약 9조3000억 원)에 비해 13%가량 증가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자사주 매입에 44억 달러(약 5조8000억 원)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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