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도 감지력 99%···종자은행 지키는 스마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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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찾은 경북 봉화군 국립 백두대간수목원.
현재 수목원 내 시드볼트와 기록물 보존 서고 등지에 설치된 스마트레이더는 총 67대다.
이종건 백두대간수목원장은 "시드볼트의 경우 중요성에 비해 보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던데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기면서 이러한 상황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수목원 부지가 넓고 특히 야간에는 일일이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레이더를 통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모든 상황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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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높이·깊이·속도 측정 칩 내장
물체·사람 동선 실시간으로 파악
구축 비용도 CCTV보다 저렴해
지난 3일 찾은 경북 봉화군 국립 백두대간수목원. 이곳은 핵전쟁과 자연재해 등 식물들이 멸종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식물 종자들을 보관하는 시드볼트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작물 종자를 보관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와 함께 전세계에서 유이(唯二)한 시드볼트다. 지난 3월 말 기준 4751종 9만5395점의 종자가 보관돼 있는 이곳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된 탓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날 수목원 본원 1층 시드뱅크에 도착한 후 온도 유지를 위한 겹문 두 개를 열고 들어가니 영하 20도와 습도 40도의 발아 억제 조건을 철저하게 지키는 공간이 나타났다. 영문 알파벳대로 줄지어 이어진 선반들 위에는 식물 종자들이 담긴 은색 포장지들이 끝없이 도열해 있었다.
수목원 직원들의 여러 임무 중 하나는 종자들의 저장 보관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혹시 모를 외부 침입에 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목원 규모가 전세계 2위에 해당하는 5000㏊를 웃돌 만큼 드넓은데다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늘면서 관제에 애를 먹었다. 수목원 측은 보다 효율적인 관리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지난해 레이더 센서를 활용한 관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제 LG유플러스(032640)의 기술은 이 같이 외부 환경에 민감한 시드볼트 수목원의 보안을 전담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기술로 구축된 레이저 센서 기반의 ‘스마트레이더’는 폐쇄회로(CC)TV 대비 상대적으로 구축 비용이 저렴하며 영상을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다는 게 장점이다. 77㎓와 60㎓ 주파수를 이용하는 스마트레이더 내부에는 거리·높이·깊이·속도를 측정하는 4개의 칩이 내장돼 물체나 사람의 동선은 물론 자세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렇게 파악한 데이터는 실시간 관제 모니터 시스템과 연동돼 모니터링 관리자는 사람이 쓰러졌는지, 물체가 떨어졌는지, 침입자의 동선은 어떻게 되는 지 등을 곧바로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수목원 내 시드볼트와 기록물 보존 서고 등지에 설치된 스마트레이더는 총 67대다. 비인가자의 출입과 외부 침입 여부 등을 알려주는 목적 외에도 화장실 등에 설치돼 혹시 있을 사고 등에 대비한다. 이종건 백두대간수목원장은 “시드볼트의 경우 중요성에 비해 보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던데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기면서 이러한 상황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수목원 부지가 넓고 특히 야간에는 일일이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레이더를 통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모든 상황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목원 관계자는 “현재 수목원 전체 면적의 5% 정도만 개방하고 있는데 향후 개방 범위가 확대되면 스마트레이더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생활 침해 여지가 적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99%에 육박하는 정확한 감지력을 갖춘 스마트레이더의 활용 범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훈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은 “지난해 스마트레이더를 기증한 후 방문객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수목원을 관람할 수 있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공원·지하철·공중화장실 등으로 스마트레이더 구축을 확산해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봉화=허진 기자 h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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