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알생] "E성향은 이 카드 쓰세요"…판 커지는 'MBTI 시장'
MBTI 검사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데요. MBTI 맞춤형 체크카드가 나오는가 하면 기업의 MBTI를 분석해 보고서를 내놓는 증권사까지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생활경제 송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수정/회사원 : {평소에 MBTI를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완전 맹신하죠. 과몰입하고 있습니다.]
[남혜지/회사원 : 처음 만나면 일단 그냥 가볍게 스몰 토킹(가벼운 대화) 하듯이 MBTI 얘기부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MBTI는 4개 척도를 통해 사람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설명하는 심리검사.
몇 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해, 최근엔 맞춤형 체크카드까지 나왔습니다.
자신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에 따라 카드를 고르는 겁니다.
외향적 소비자는 놀이 시설이나 맛집 같은 바깥 활동에서, 내향적 소비자는 주로 집에서 즐기는 디지털 구독 서비스 등에서 적립 받는 식입니다.
카드 디자인에도 의미를 담았습니다.
[장호준/카드사 체크선불팀 : 짱구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에게 조금 말괄량이 이미지, 좀 까불거리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E형(외향형)으로 뒀고, 그에 반해 흰둥이는 조금 더 차분하고 이런 이미지가 있다 보니 I형(내향형)의 디자인을 탑재하게 됐습니다.]
기업 유형을 MBTI로 분석해 보고서로 내놓는 증권사도 등장 했습니다.
사람의 MBTI와 의미는 다르지만 분류 방식은 비슷합니다.
성장동력이나 성장 방향성, 시장 관심도, 실적 가시성, 4개 척도에 따라 기업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이종원/증권사 애널리스트 : (투자자분들이) 더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평소에 알던 기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씀을…]
전 세계 성격유형 검사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 2조6천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기업 등에선 사람을 평가하는 근거로 쓰이기도 합니다.
미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플럼' 같은 성격 테스트를 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채용이나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특정 MBTI를 선호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엔 한 회사가 특정 MBTI는 지원을 못하게 해 논란이 되기도했습니다.
회사원 박지우 씨도 기업 면접 때 관련 질문을 받고 황당한 경험을 한 적 있습니다.
[박지우/회사원 : (면접관이) '내향형이라서 회사 생활에 좀 안 맞는 MBTI 아니에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거예요. 면접에서 MBTI 물어보는 것 자체도 좀 충격적이었고 면접의 어떤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는지도 좀 당황스러웠고.]
전문가들은 MBTI를 맹신해선 안된다고 지적합니다.
[오주영/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1점만 더 벗어나도 E(외향형)가 되고 I(내향형)가 되고 이런 식으로 되기 때문에 일단 이분법적인 것의 한계, 그리고 검사 자체를 내가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나에 한정돼서 평가될 수밖에 없고…]
처음 만나 어색함을 깨는 용도나 대화의 소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다는 겁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오은솔 / 인턴기자 : 이희진,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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