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전문의들 간판 내릴 준비…"비만·당뇨 등 배우겠다" 521명 신청

정심교 기자 2023. 5. 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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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개원의 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소속된 전문의 가운데 521명이 미용·비만·하지정맥류 치료 등 타 진료 분야를 배우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3월 29일, 이 의사회가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리겠다"며 진행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 기자회견'에서 "현재 전국에서 소아청소년과의원을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약 90%는 1년 이내 문을 닫거나, 현재의 소아청소년과의원 간판을 내리고 진료과목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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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은 직원 두 명의 월급을 못 줘서 한 명을 내보내다가 한 명 남은 직원의 월급마저도 못 줘서 결국 지난 5년 간 662개가 폐업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지금 상태로는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2023.3.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소속된 전문의 가운데 521명이 미용·비만·하지정맥류 치료 등 타 진료 분야를 배우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3월 29일, 이 의사회가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리겠다"며 진행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 기자회견'에서 "현재 전국에서 소아청소년과의원을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약 90%는 1년 이내 문을 닫거나, 현재의 소아청소년과의원 간판을 내리고 진료과목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달 28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일반 진료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사전교육 성격의 '총론' 강좌 참여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한 지 이틀 만에 350명이 등록했고, 이달 4일 기준으로 총 521명이 신청한 상태다.

이 의사회는 이번 집계 결과(521명)를 바탕으로 다음 달 1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총론 강좌 신청자를 대상으로 미용, 비만, 하지정맥류, 천식 진단과 진료, 당뇨병 진단과 관리, 고지혈증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진료 특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이날 기자회견도 열 예정으로 몇 명 정도가 소아청소년과 간판을 내릴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 연 기자회견에서 임 회장은 "의사회가 운영하는 전용 사이트(페드넷)엔 전체 회원이 약 5000명이고, 그중 활동 회원 3500명 가운데 약 90%가 폐업 또는 전과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 따르면 이 의사회는 진료과목을 바꾸고 싶어 하는 회원을 대상으로 전용 트레이닝센터를 곧 개소해 이곳에서 타 진료과목으로 전공을 바꿀 의사들을 직접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한 마디로 '전과(전과) 지망생'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임 회장은 "아이들을 진료하지 않고 어른들만 진료해도 병·의원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가 될 때 진료과목을 바꾸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그렇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길어야 1년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사진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이지만 폐업 후 진료과목을 바꿔 성공한 의사 가운데 선발한다고도 임 회장은 밝혔다.

경영난으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동네 병원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진료 과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훨씬 낫다고 판단해 폐과 선언까지 하게 됐다는 게 의사회의 입장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8~2022년) 소청과 병·의원 617곳이 개업했고, 662곳이 폐업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한 2020~2021년에는 78곳이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네 병·의원 소아청소년과가 일반 진료과로 전환된다면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대기하는 이른바 '오픈런(Open-Ren)'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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