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도 매출 역대 최대 …"성장세 강력"
다른 지역 매출감소세 속
나홀로 두 자릿수 급증
고가품 판매 늘어 고무적
버핏 "애플 지분 매각 후회"
애플이 인도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발 봉쇄로 공급망이 흔들린 가운데 애플은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행에 공들였다.
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실적 발표 후 "인도 사업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의 매우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인도가 급격한 변화를 맞는 '티핑 포인트'에 있으며 애플은 인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 딥워터애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파트너는 애플 매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3%로 추산했다. 애플은 지역별 매출액을 공개하지만 국가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는다.
애플은 올해 1분기 948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인도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액은 올 1분기 81억19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70억4200만달러)보다 15.3% 증가했다. 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매출액은 올 1분기 178억1200만달러로 같은 기간 2.9% 감소했다. 비중 역시 달라졌다. 인도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 비중은 9%로 일본(8%)을 제쳤다.
애플은 25년 전 인도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다. 인도 제조시설이 변변치 않고 중국 시장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공급망 붕괴와 미국·중국 간 갈등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애플은 인도를 생산 기지와 소비 시장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지난달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데 이어 뉴델리에 2호점을 개점했다. 올해 3월에는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이 인도에 7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에서 아이폰을 만들었는데 주로 저가 제품에 그쳤다. 하지만 작년 9월부터 최신폰인 아이폰 14를 인도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구독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아르만 말릭 등 인도 현지 아티스트 음악을 애플뮤직을 통해 선보인 것이다.
애플은 수십 년간 '중국 올인' 전략을 펼쳐왔다. 쿡 CEO가 애플에 합류한 1998년부터 중국 현지 기지에서 효율적이고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세계 2위 소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후 애플 내부에서는 2015년부터 중국 의존도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서서히 탈중국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탈중국은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은 여전히 애플 매출에서 19%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서서히 무게 축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 고무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 시장 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 21%, 오포 18%, 비보 18%, 샤오미 16%, 리얼미 9% 순이다. 삼성전자는 1년 전보다 점유율이 2%포인트 상승하면서 고가폰 시장을 주도했다. 애플로서도 좋은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애플의 이 같은 성장에 이날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CEO는 애플 지분을 청산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애플은 우리가 소유한 어떤 기업보다 뛰어나다"며 "수년 전 애플 지분 중 일부를 회계상 이유로 정리한 것은 멍청한 결정이었고 후회한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16년 처음 애플 주식을 매입한 뒤 한때 포트폴리오 자산 중 애플 비중을 40%까지 늘렸다. 2017년에는 IBM 지분을 매각하고 애플 보유량을 확대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서서히 차익 실현에 나섰다. 6년간 애플 주식의 차익 실현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1200억달러가 넘는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 중 애플 비중은 약 5.4%다.
앞서 버핏 회장은 "애플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4가지 보석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통계학적으로 스마트폰은 훌륭한 생태계를 지녔다"며 "특히 모든 사람이 하루에 수십 번씩 사용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쿡 CEO에 대해서도 "과소평가된 인물이며 세계 최고 관리자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박항서는 우승컵 2번이나 챙겼는데...베트남 축구팬 뿔난 이유는 [신짜오 베트남] - 매일경제
- “월급 적지만 이것 때문에 버텼는데”…2030공무원들 ‘부글부글’ 왜? - 매일경제
- ‘상위 1%’ 유튜버 연수입 7억1300만원...하위 50%는 40만원 - 매일경제
- ‘민주당 돈봉투’ 이정근 왜 통화 녹음했나? 대답은...[법조 인싸] - 매일경제
- [속보] 尹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韓시찰단 현장 파견 합의” - 매일경제
- 백신 맞아도 70% 감염 …"韓 강제접종은 무리수" - 매일경제
- 사과·자두도 못먹겠네...벌써 가을이 걱정, 이 동네 날씨가 어땠길래 [방방콕콕] - 매일경제
- 뉴욕 구글 빌딩서 뛰어내린 30대 美엔지니어…감원 여파인가 - 매일경제
- [속보] 尹 “과거사 정리 안되면 한일 미래협력 없다는 인식 벗어나야” - 매일경제
- 토트넘·맨유 김민재 영입 경쟁…나폴리는 잔류 희망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