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꽂힌 '국고채'… 올 1.5조 순매수 돌풍
6개월 20% 수익 입소문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일명 '19-6'으로 불리는 국고채를 쓸어담고 있다. 2019년에 1%대 금리로 발행된 만기 20년짜리 장기 국채로 시중에 나온 마지막 저쿠폰 장기채다.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금리 인하기 반등을 노리고 대량 매수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금리 정점 때 선제적으로 매수한 투자자들은 벌써 20% 안팎의 고수익을 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국고 19-6'을 1조52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국고 19-6 순매수는 지난해 1~4월에는 4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리 상승에 국고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사들이기 시작해 올해에는 폭발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국고 19-6 물량은 2조1500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직원은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고객들이 특정 채권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투자하는 것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현상"이라고 전했다.
저금리 장기채인 19-6이 특히 인기 있는 것은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하면 가격 상승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해 금리가 치솟았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19-6의 가격은 20%나 올랐다. 채권은 2025년까지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없고 이자소득에만 과세한다. 저금리로 발행된 채권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자산가에게는 절세를 위한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19-6이 인기를 끌면서 전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12조9032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채권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인기 채권은 주요 주식 종목에 견줄 정도로 개인 투자액이 늘고 있다. 4월 말까지 국고 19-6보다 개인 순매수액이 많은 주식은 포스코홀딩스(3조9856억원)와 에코프로(1조6071억원)뿐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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