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섬기겠다" 맹세한 날…"군주제 폐지" 시위
어제(6일)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섬김을 받기 보다 섬기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왕실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분리 독립 움직임까지 65년을 기다려 온 왕관의 무게는 더 무거웠습니다.
런던에서 김필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영국 국왕도 런던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어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빗줄기 역시 대관식 행렬을 기다리는 이들을 막진 못했습니다.
[션 무어/캐나다인 : 어떤 날씨여도 행복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보려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
찰스 3세는 65년을 기다린 왕관을 머리에 얹었고, 불륜으로 지탄받았던 부인 카밀라는 공식 왕비 칭호를 받았습니다.
왕실 가족이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많은 이들이 열광했지만, 갈등을 빚고 있는 해리 왕자는 부인 없이 혼자 참석한 뒤, 대관식 전통인 발코니 가족사진에도 빠졌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서로의 우정이 양국 국민의 힘의 원천"이라는 트윗을 남겼고, 시진핑 중국 주석도 "우호를 증진시키자"는 축전을 보냈습니다.
찰스 3세는 낮은 자세의 왕이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주님의 이름으로, 그의 가르침을 따라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습니다.]
그러나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길목엔 군주제를 끝내라는 시위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필 맥코리/영국 시민 : 돈 낭비, 세금 낭비입니다. 시민들은 아이들을 잘 먹이지도 못하고 있어요.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는 왕이 대관식 비용도 대야 합니다.]
이날 글래스고에선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전임 엘리자베스 여왕에 훨씬 못미치는 지지도는 왕관을 더 무겁게 합니다.
엘리자베스 국왕이 얼굴이 그려진 영국 파운드화 지폐가 모두 찰스 국왕의 얼굴로 바뀌기까지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거라고 합니다.
영국 시민들이 새 국왕에 적응하기까지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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