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기시다 ‘푸른 리본’…북한 일본인 납치 ‘과거사’ 상징

이승준 2023. 5.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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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해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습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에서 만든 것으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의 석방과 구출을 촉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17명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 가운데 2002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계기로 5명이 귀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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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본 굴욕외교]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해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가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약 12년 만이라고 합니다. 기시다 총리가 헌화하고 분향을 하는데 양복 재킷 오른쪽 깃에 달린 푸른색 리본 배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에도 착용하고 있던 배지입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 누리집 갈무리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고 손을 잡고 있다. 기시다 총리 옷깃에 푸른 리본 배지가 있다. 연합뉴스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 상징

일본에서 이 배지는 장기 미해결 과제인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상징합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에서 만든 것으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들의 석방과 구출을 촉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른색은 납치 피해자와 가족, 일본인들이 일본과 북한 사이의 바다를 바라보며 재회를 기다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아베 신조 총리도 공식 석상에서 블루 리본을 달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정치인들에게 블루 리본 착용을 독려하는 캠페인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일본 전 총리가 2016년 9월7일 오후(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납북 피해자 문제는?

문제는 1970년대 중후반에 바닷가에서 일본인이 잇따라 실종되는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는 이들의 실종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으로 조사과정에서 이들이 북한에 납치됐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북한이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공작원에게 교육하기 위해 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일본은 1991년부터 북한에 납북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17명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 가운데 2002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계기로 5명이 귀국합니다. 북한은 13명 납치를 인정하고 돌려보낸 5명 외에 8명은 사망했다며 문제가 종결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북된 일본인이 12명 더 있으며, 이들의 생사를 알 수 없다고 보고 북한과 갈등해 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2021년 9월 도쿄에서 코로나19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재킷에 푸른 리본 배지를 달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일본의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 중 하나가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푸른 리본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는 정치인들이 리본만 달고 납치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베-스가-기시다 총리는 푸른 리본을 꾸준히 달았습니다.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지만 일본이 가해자로 지목된 과거 전쟁 범죄를 대하는 태도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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