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어려워" 진료과목 바꾸는 소아과…환자접근성 더 낮아지나

김영신 2023. 5. 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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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의 전공이 아닌 다른 과목 진료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아청소년 진료만으로는 환자 수와 수입이 적어 만성질환이나 미용, 통증 등 수요가 많은 다른 과목으로 분야를 전환하는 추세가 커지는 것이다.

동네 병의원(일차의료기관)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전공과 다른 과목을 진료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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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과 선언' 했던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단체, 진료과목 전환 움직임
동네 흉부외과, 외과 전문의도 절반 이상이 타과 진료
발언하는 임현택 회장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3.29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의 전공이 아닌 다른 과목 진료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아청소년 진료만으로는 환자 수와 수입이 적어 만성질환이나 미용, 통증 등 수요가 많은 다른 과목으로 분야를 전환하는 추세가 커지는 것이다.

7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회원을 대상으로 미용, 비만·당뇨, 하지정맥류, 통증 등 성인 대상 진료에 대해 교육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들이 주축인 이 단체는 지난 3월 말 기자회견에서 "저출산과 낮은 수가 등으로 수입이 계속 줄어 동네에서 기관을 운영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폐과'를 선언했다.

그 후속 조치로 회원들에게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다른 진료과목으로의 전환을 돕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사회는 다음 달 11일 학술대회에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재 500명이 넘는 회원이 교육에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소아청소년 대상 진료만으로는 의료기관 유지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 소아·청소년에 더해 성인까지 진료 분야를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사전 교육 이후 실습 등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네 병의원(일차의료기관)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전공과 다른 과목을 진료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동네 의원·일차의료기관 [자료사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일차의료 소아청소년과 상근 전문의는 3천338명이고, 이중 전문과목과 진료 표시과목이 불일치하는 경우는 667명(20.0%)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소아청소년과 상근 전문의 3천226명 중 437명이 다른 과목을 진료해 불일치 비율이 13.5%였는데 5년새 약 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소아청소년과 의사회가 밝힌 대로 타과 전환 사례가 늘면 환자들의 소아과 진료 접근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흉부외과, 외과 등 필수의료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흉부외과, 외과 등 전문의가 동네에서 의원을 차린 뒤 전공과가 아니라 통증, 만성질환, 미용시술 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현영 의원실의 심평원 자료 분석을 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일차의료 상근 전문의 317명 중 81.9%(304명)가 전공과 진료 표시과목이 불일치했다.

외과도 2천632명 중 52.1%(1천370명)로 불일치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동네 병의원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는 10명 중 8명, 외과 전문의는 10명 중 5명이 전공과 다른 진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이 개선되려면 수가 인상을 비롯해 전반적인 의료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소아청소년과와 필수 의료 위기가 계속되자 올해 초 개선대책을 내놓은 바 있으며, 주기적으로 현황을 점검해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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